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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의원 독주 판세 '여당 당권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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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4월 열린우리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여성후보들의 후보단일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한명숙(사진) 의원이 출마를 확정하고 본격적인 정지작업을 시작함과 동시에 유력후보로 꼽혀온 이미경 의원이 한 의원 지지를 선언, 이 같은 움직임이 가시화하고 있다.

이 의원은 15일 당 의장.상임중앙위원 경선 불출마 성명을 발표했다. 이 의원은 여성후보들의 난립을 막아 한 사람에게 힘을 실어주는 게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그는 "열린우리당 기간당원의 47%가 여성인 만큼 이제 수동적으로 동원되는 여성당원의 시대는 끝났다"면서 "이런 점에서 여성운동과 민주화운동을 해온 동지이자 선배인 한 의원으로 단일화하는 데 솔선수범하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3선에 국회 문화관광위원장으로, 지난해 1월 전당대회에서 상임중앙위원에 당선되는 등 나름대로 당내 영향력을 갖고 있다.

한 의원의 등장은 문희상 의원의 독주 양상이던 당권경쟁의 판도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한 의원은 여성부.환경부 장관직을 무난히 소화해내며 관리능력을 보였고, 17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원내대표를 지낸 5선 관록의 홍사덕 후보와 겨뤄 이겼다.

이와 관련, 당내 여성의원 모임인 '여성정치네트워크'는 다음주 초 회동을 하고 여성후보 단일화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출마가 거론됐던 조배숙 의원 측은 당 의장이 아닌 상임중앙위원이 목표지만, 여성 후보가 너무 많으면 표를 한곳에 모아주는 것도 괜찮지 않겠느냐는 입장이다. 박영선 의원도 주변의 출마 권유를 받고 있지만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나 재선의 정무위원장인 김희선 의원은 생각이 다르다. 출마를 검토해온 김 의원은 이 의원의 한 의원 지지 선언에 적지 않은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 의원의 측근은 "14일 이 의원이 찾아와 경선 불출마 의사만 전했고, 한 의원 지지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었다"며 서운함을 드러냈다. 한 의원은 설 전에 김희선 의원에게 경선출마 의사를 전달했다. 김 의원 측은 "당권파를 중심으로 당내 여론을 파악한 뒤 출마 여부를 최종 결정하겠지만, 여성후보 단일화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단일화 논의의 변수인 셈이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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