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뮤지컬 배우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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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37·경기 분당구)씨는 딸 윤서현(경기 정자초 4)양을 3년째 영어뮤지컬 학원에 보내고 있다. 윤양이 집에서 혼자 CD를 듣고 노래 연습을 할 정도로 노래 부르기를 좋아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윤양이 영어뮤지컬을 배운 후 영어 실력과 자신감이 늘어 ‘시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감정을 실어 영어 대사를 외우니 책으로만 공부하는 것보다 영어가 빨리 느는 것 같아요. 또 뮤지컬 수업은 학습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스트레스를 푸는 시간으로 여기더군요. 또래 친구들과 호흡을 맞춰야 하니 협동심도 기를 수 있고요.”

영어뮤지컬이 재미있게 영어 실력을 키울 수 있는 학부모들 사이에서 관심을 모으기 시작한 건 3~4년 전부터다. 최근에는 소문을 듣고 적극적으로 학원을 찾는 학부모들도 생겨났다.

헬레나즈 정현아 대표는 “예술교육이 아이들 인성·감성 발달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는 인식이 널리 퍼진데다 영어뮤지컬은 영어실력 향상이라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며 “방학동안 해외 캠프에서 드라마스쿨을 경험하고 오는 아이들도 있다”고 전했다. 정 대표는 “영어 뮤지컬은 하루 종일책과 컴퓨터만 들여다보는 요즘 아이들의 신체·정서발달에 특히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ENG드라마 영어연극연구소 박소영 소장은 연극·뮤지컬 등 공연이 언어 습득의 방법으로써 매우 효과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박 소장은 “단지 개별 단어·문장의 의미를 아는 단계를 넘어서 언제 어디서나 모국어를 거치지 않고도 그 단어·문장이 떠오르는 단계, 더 나아가 실제 생활에서의 동작과 말이 일치되고 응용이 가능한 단계로 발전해야 영어가 몸에 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영어연극·뮤지컬 등 공연을 하기 위해서는 이 세 단계를 거쳐야하며 공연의 흥분과 기대감이 합쳐져 영어 습득의 효과가 배가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영어뮤지컬이라고 해서 무분별하게 교육을 시키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사단법인 유니버설공연예술협회 황수경 소장은 “학부모들의 욕심이 지나쳐 영어를 재미있게 배우려는 본래 목적을 무시하고 대회에서 상을 타기 위한 기계적인 연습에 아이들을 밀어 넣는 경우도 간혹 생긴다”고 우려했다. 황 소장은 또 “아직 사회성이 발달하지 못했거나 한국어도 제대로 습득하지 못한 아이라면 한국어로 하는 연극·뮤지컬 등을 먼저 시키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사진설명]영어뮤지컬을 준비하면서 아이들은 영어를 체득하고 자신감·협동심 등을 기를 수 있다

< 최은혜 기자 ehchoi@joongang.co.kr >
[사진제공=헬레나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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