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옛 사진’ 3장 중 어느 게 진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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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김정은이 마침내 얼굴을 드러냈다. 북한 노동신문은 9월 28일 노동당 대표자회에서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지명된 김정은이 아버지 김정일과 함께 당 중앙기관 성원 및 노동당 대표자회 참가자와 촬영한 기념사진을 1면에 게재했다. 물론 예전처럼 정확한 촬영일시는 밝히지 않았다. 이 사진은 30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대외적으로 공개됐다.


30일 공개된 사진(4번)과 비교해볼 때 13년 동안 김정일의 전속요리사로 일했던 일본인 후지모토가 김정은의 어린 시절 모습이라며 제공한 사진(1번)은 김정은이 아닐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정은이 10대 때 스위스 베른 리베펠트-슈타인 휠츨리 공립학교에 다니던 시절 가깝게 지내던 친구와 촬영한 사진(3번)은 물론 4번 사진에 비해 우선 귓불의 형태가 눈에 띄게 다르다. 귓불이 거의 없는, 이른바 칼귀 형태의 현재 김정은의 귀와 비교해 후지모토가 제공한 사진 속 어린이의 귓불은 상당히 도톰하다.

통상 나이가 들면서 두툼해지고 늘어지는 일반적의 귓불의 변형을 감안한다면 어렸을 때 도톰했던 귓불이 나이가 들면서 오히려 칼귀 형태로 변했다는 게 우선 납득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2번 사진도 김정은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 사진은 2009년 6월 14일 일본 마이니치신문이 김정은의 스위스 유학 시절 모습이라고 보도한 사진이다. 일단 2번 사진에서 온전하게 드러난 왼쪽 귀의 귓불 형태가 3, 4번 사진 속 귀와 일치하지 않는다. 2번과 3번은 완전히 별개의 인물로 보인다. 2번 사진 속 인물의 눈썹 또한 3, 4번 사진의 눈썹과 다르다. 3, 4번 사진의 인물 눈썹은 가운데 부분이 진하고 옆으로 가면서 숱이 적어지나 2번 사진 속 인물의 눈썹은 전체적으로 균일하게 짙다.

2번과 3번은 그동안 스위스 유학 시절의 모습이라고 알려진 사진들이다. 김정은은 1998년 8월부터 2000년 말까지 별도의 경호 없이 베른의 공립학교를 혼자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김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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