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오피니언 중앙일보를 읽고…

극한투쟁 벌인 '지율 스님 단식' 씁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3면

2월 4일자 1, 10면 '천성산 공동조사에 합의해 지율 스님이 단식을 풀었다'는 기사를 읽었다. 지율 스님을 동정하는 목소리가 높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상식적으로, 환경운동은 무조건 정의이고 정부의 터널공사는 무조건 불의라며 목숨을 걸고 단식투쟁한 게 적절했는지 씁쓸했다. 천성산에 터널을 뚫는 게 그렇게 잘못된 일인지, 도롱뇽의 생명이 인간의 생명보다 중요했던 것인지, 진리를 탐구하고 성불하겠다던 스님이 목숨을 걸고 나설 만한 일이었는지 의문이 끊이질 않는다. 지율 스님의 투쟁 방식이 도로나 아파트 부지 한가운데 땅을 사놓고 죽어도 팔지 않겠다고 버텨 결국 큰 보상을 얻어내는 속칭 '알박기' 방식과 비슷했다고 느꼈다면 지나친 상상일까. 나는 모두 옳고 너는 다 그르다면서 죽기 살기로 싸우는 극한투쟁 방식의 다툼이 우리 사회에서 이젠 사라졌으면 한다.

김상기.서울 은평구 불광1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