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홍천 땅값 들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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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연초부터 강원도 춘천.홍천.인제 일대에 땅 투자 바람이 불고 있다. 2010년 개통 예정인 동서고속도로(서울~춘천~양양)가 지나는 데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등의 규제가 없어 외지인들이 농지 등을 사들이고 있다. 지난해 말 이후 전국의 토지시장이 대체로 안정세를 보이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땅값이 들썩이는 곳은 동서고속도로 나들목 예정지인 ▶홍천군 화촌.두촌.내촌.서석면▶인제군 기린면▶춘천 동내.신동.동산.남산면 일대 등이다. 춘천.동홍천.서석.인제 나들목에서 반경 2~3㎞ 떨어진 관리지역 농지는 나오는 대로 팔린다. JMK플래닝 이종창 부장은 "고속도로 나들목 공사와 농지 규제완화 등의 재료가 있고, 이렇다 할 규제가 없어 수도권 소액 투자자들이 눈독을 들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동안 강원 지역 땅 투자는 기획부동산(땅을 한꺼번에 사들여 비싼 값에 쪼개 파는 업체)이 주도했으나 이곳 농지는 일반 투자자가 주로 사들이고 있다. 홍천읍 가야공인 정영휘 사장은 "서울 등 외지에서 온 투자자들이 지난해 말부터 농지를 많이 매입해 요즘 매물이 부족할 정도"라며 "대부분 5000만~1억원의 자금으로 500~1000평을 산다"고 전했다. 이곳 농지 값은 최근 두 달 새 20% 넘게 올랐다. 나들목 주변의 관리지역 농지의 경우 춘천.홍천은 평당 30만~50만원, 인제군은 10만~20만원을 호가한다. 임야는 이보다 평당 20만원 정도가 싸다. 그러나 이들 지역도 덩치가 큰 농지와 개발이 어려운 농업진흥지역 땅 거래는 거의 안 된다. 가격도 관리지역 농지의 절반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나들목이 뚫리는 곳은 개발 가능성이 있지만 인제군의 경우 규제가 일부 있어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인제군 방태산공인 이영만 사장은 "이달 시행된 백두대간보호법에 따라 개발 행위에 제한을 받는 곳이 있으므로 가려서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횡성도 땅 투기 바람이 끊이질 않는다. 새말나들목 주변과 골프대학.테마파크 등이 개발되고 있는 우천면 일대는 외지인들이 200~300평짜리 땅을 거둬들이고 있다. 이곳 관리지역 땅은 평당 15만~25만원으로 1년 전보다 두 배 이상 올랐다. 횡성읍 M부동산 관계자는 "개발이 힘든 농업진흥지역 농지나 보전산지가 평당 15만원 이상에 나온 경우도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고 귀띔했다.

성종수.박원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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