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28일 박희태 국회의장을 비롯해 국회의장단, 여야 원내대표단, 상임위원장을 청와대로 초청, 만찬을 함께했다. 초청 대상에 원내대표단까지 포함된 건 현 정부에선 처음이라고 한다. 한종태 국회 대변인은 “예정시간을 20여 분 넘게 진행했을 정도로 화기애애했다”며 “이 대통령이 테이블마다 돌며 막걸리를 따르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28일 저녁 국회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 원내교섭단체 원내대표 등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했다. 이 대통령이 참석자들과 함께 만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진석 정무수석, 박희태 국회의장, 박기춘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정의화 국회부의장, 이 대통령, 박지원 민주당 비대위 대표, 이주영 예결특위 위원장, 홍재형 국회부의장,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 [조문규 기자]
양측은 그러나 ‘할 말’도 했다. 박 대표는 ▶50만t 대북 쌀 지원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를 위한 금강산·개성관광 재개 선언 ▶4대 강 사업 조정과 국회 내에 4대 강 검증특위 구성 ▶수해 피해지역에 대한 특별재난지역 선포 ▶민생 예산 ▶‘기업형 수퍼마켓’(SSM) 법의 조속 통과 등 6개 항을 건의했다. 특히 4대 강을 두곤 “임기 내에 4대 강 공사를 모두 마치려는 건 무리한 일”이라고 말했다고 전현희 민주당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도 마무리 발언에서 “여당이 야당 때의 일을 잃어버리거나 야당이 여당 때의 경험을 무시해 버리면 갈등이 생길 수 있다”며 “여야가 전략적으로 반대할 순 있지만 국가의 핵심 사항에 대해선 생각을 같이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권을 잡으면 여당이 일할 수 있게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도 야당의 몫이라고 본다”는 말도 했다.
◆“군대다운 군대로 거듭나야”=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경복궁 흥례문 앞 광장에서 열린 ‘9·28 서울 수복 60주년 및 제62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우리 군이 앞으로 나아갈 길은 명확하다”며 “군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 ‘군대다운 군대’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60년 동안 휴전체제가 지속되면서 군의 긴장이 이완된 측면이 있다. 우리에게 무엇이 부족한지, 무엇이 문제인지를 철저히 찾아내고 과감히 개혁해 군 혁신의 새로운 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군이) 우수한 조직과 무기, 잘 준비된 작전계획에도 불구하고 비상상황에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 비대칭전력에 의한 침투 도발에 상대적으로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9·28 서울 수복에 대해선 “공산 침략으로부터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대한민국의 오늘이 있게 한 역사의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글=고정애·서승욱 기자
사진=조문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