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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60돌 기념사업 파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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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정부가 추진 중인 광복 60주년 기념사업이 정치권 출신 인사들과 비전문가들에 의해 파행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총리실 산하 광복 60주년기획단의 기획전문위원으로 내정된 연출가 김상수(사진)씨는 12일 자신의 홈페이지(www.kimsangsoo.com)에 '누가 노무현 정부를 고립과 위기로 몰아넣는가'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이 글에서 "(사업이) 정치파벌의 사당적 패거리 같은 인상의 비전문가들에 의해 파행적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1978년 연극 '환'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한 연출가이자 극작가로 96년 문화체육부의 '문화의 달' 기획 총연출을 맡기도 했다.

그는 우선 기념 사업의 기획을 총괄할 기획전문위원이 전문성이 없는 인사로 구성됐다고 지적했다. 현재 내정된 기획전문위원은 김씨와 민예총 출신 간부 A씨, 열린우리당 출신 정치인 B씨, 여당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 C씨 등이다.

그는 또 총리실의 정치권 출신 비서관이 막후에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가 지목한 인사는 총리실의 실세 비서관으로 꼽힌다. 김씨는 "비서관이 나에게 '3명의 다른 기획전문위원과 호흡이 맞지 않으니 나가 준다면 몇 개의 행사를 프로젝트로 따로 맡기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기획단에 참여했던 한 부처의 서기관도 기획단과 기획위원 전원에게 e-메일을 보내 "기획단이 사업계획 작성과 보고 등 업무를 총괄해야 함에도 심부름이나 하고, 소수의 기획위원과 총리실 비서관이 총리에게 사업안을 별도로 보고하는 것은 기획단 업무를 정한 대통령 훈령에도 맞지 않다"며 문제를 지적했다. 이에 대해 60주년기획단의 홍윤식 단장은 "사업 성격상 기획단과 비서실이 자연스럽게 협력해 일을 한 것이지 특정 비서관이 부당하게 개입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광복 60주년기념사업회는 지난 2일 강만길 상지대 총장을 위원장으로 해 발족했으며 14일 첫 회의를 한다.

강갑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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