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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건 전 총리 3월 하버드 강연…공개 활동 재개 신호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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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고건(얼굴) 전 국무총리가 3월 14~16일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과 아시아센터의 초청으로 미국을 방문한다. 고 전 총리는 13일 "하버드대가 주최하는 세계 주요 정치지도자 초청 포럼에서 '한.미관계의 미래와 북한 현황'을 주제로 연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연설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하버드대 교수.학생들과 북핵 등 한.미관계와 한국의 정치 등에 관해 폭넓은 대화를 나눌 것"이라고 했다. 강연과 문답내용은 하버드대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생중계된다.

그의 하버드대 강연은 정치적 의미도 있다. 우선 이번 미국행이 지난해 5월 24일 퇴임 이후 사실상의 첫 공식 활동이란 점이다. 고 전 총리는 그간 강연이나 인터뷰 요청에 일절 응하지 않고 침묵을 지켰다. 지난해 6월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장례식에 조문사절단장으로 참석했지만 정부 파견 형식으로 자신의 메시지를 전할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고 전 총리는 이번 방미에 대해서도 "공직에서 나와 바로 여기저기 다니며 당시의 얘기를 하는 것이 모양새가 좋아 보이지 않아 스스로 활동 금지령을 내렸다"면서 "이번 강연이 공개활동의 재개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언제 해금(解禁)을 해야 할지…시기를 보고 있다"고 여운을 남겼다.

그가 이번 강연에서 북핵 문제나 한.미관계에 대해 어떤 주장을 펼 것인지도 관심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파장을 불러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가을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통령감으로 1위 자리를 독주하고 있으며 최근엔 민주당이 공개적으로 그의 영입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주간지 시사저널이 최근 열린우리당 당원협의회장들을 상대로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에 가장 적합한 대선 후보가 누구냐'고 물은 조사에서 고 전 총리는 양쪽에서 모두 4위에 올랐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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