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정규시즌 1위, 이제 1승만 남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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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두 SK는 19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위 삼성과의 경기에서 3-0으로 이겨 1위 매직 넘버를 ‘1’로 줄였다. SK가 남은 6경기에서 1승을 따내거나 삼성이 4경기에서 한 번만 져도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은 SK에 돌아간다. 시즌 80승(2무45패) 고지에 오른 SK는 삼성(77승1무51패)과의 올해 상대 전적에서도 10승9패로 앞서 최종 승수가 같아도 1위를 차지할 수 있다.

19일 은퇴경기를 치른 삼성 양준혁이 대기 타석에서 특유의 ‘만세 타법’을 선보이고 있다. 그의 등번호(10)는 삼성에서 영구 결번이 됐다. [대구=뉴시스]

치열한 1, 2위 싸움에 양팀 에이스의 맞대결, 그리고 ‘기록의 사나이’ 양준혁(삼성)의 은퇴식까지 포스트시즌 못지않게 볼거리가 풍성한 경기였다. 이날 대구구장에는 아침부터 팬들의 발길이 몰려 경기 시작 2시간 전에 1만 장의 입장권이 매진됐다.

경기 중반까지는 숨막히는 투수전이 이어졌다. SK 선발 김광현은 5회 1사까지 퍼펙트 행진을 펼치며 삼성 타선을 꽁꽁 묶었다. 9연승 중이던 삼성 선발 차우찬 역시 3회 SK 정근우에게 적시타를 맞아 한 점을 내줬을 뿐 7회까지 1-0의 팽팽한 접전을 연출해 냈다.

승부가 갈린 것은 SK의 8회 초 공격이었다. SK 선두 박재상이 좌익수 쪽 2루타를 치고 나가자 삼성 벤치는 1사 2루에서 차우찬 대신 윤성환을 마운드에 올렸다. 그러나 윤성환은 첫 타자 이호준에게 볼카운트 2-3에서 좌월 투런 홈런을 얻어맞아 승부를 그르쳤다. 김광현은 7과 3분의 2이닝 동안 4피안타·8탈삼진·무실점으로 시즌 17승째를 수확해 류현진(한화)·양현종(KIA·이상 16승)을 제치고 다승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양준혁은 이날 은퇴 경기에서 3번 타자로 선발 출장해 1루수와 우익수·좌익수를 돌며 교체 없이 경기를 마쳤다. 타격 성적은 네 타석에서 삼진 세 개에 2루 땅볼 한 개를 기록했다. 경기 뒤 전광판에 ‘송시’가 상영되자 눈물을 흘린 그는 18년간의 프로선수 생활을 회고하며 “아웃될 때 아웃되더라도 쉽게 죽지 않았다. 땅볼을 치더라도 1루까지 전력 질주하는 것이 나의 야구 철학이었다”고 말했다. 양준혁은 삼성구단 지원으로 내년 시즌 미국 메이저리그의 명문 뉴욕 양키스에서 지도자 연수를 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넥센-두산전은 비 때문에 20일로 하루 연기됐다.

신화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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