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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지구촌 신명의 난장 열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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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은 2008년부터 3년 연속으로 문화체육관광부의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꼽혔다.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인의 탈춤 축제로 도약하고 있는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을 준비하는 춤꾼들이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하며 함성과 함께 힘차게 뛰어오르고 있다.

탈, 가면을 쓴다는 것의 재미는 무엇일까? 그것을 확인하려면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이하 탈춤축제)을 찾아야겠다.

올해 탈춤축제의 슬로건은 ‘신명의 탈춤, 천년의 꿈’이다. 탈을 쓰고 꿈을 꾸자는 것이다. 탈은 변화를 뜻한다고 축제조직위원회는 설명한다. 사회적으로 구속받은 사람들이 꿈을 꾸도록 만드는 기재가 탈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탈춤축제에는 탈을 착용하지 않으면 재미가 없다. 심지어 탈을 쓰지 않은 사람은 마치 외눈 세상에 두 눈을 가진 사람들이 이상한 것처럼 신기한 사람 취급을 받는다고 하니 흥미롭다.

이런 탈춤축제의 이력을 보면 만만치 않은 축제가 분명하다. 2001년부터는 문화관광부가 선정하는 최우수 축제에 7년 동안 선정되었고, 대표 축제가 만들어진 2008년부터는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3년이나 연속으로 선정됐다. 명실상부하게 우리나라의 최고·대표 축제인 것이다.

탈이라고 하면 으레 우리는 전통탈춤을 떠올린다. 그런데 탈춤축제를 추진하는 사람들은 탈은 인류 보편의 문화로 어디든 존재한다고 한다. 탈은 곧 캐릭터와 마크이며 디자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어떤 국가를 대표하는 캐릭터는 탈이라는 것이다. 중국의 경극, 일본의 노가면, 한국의 하회탈이 그것이다.

사실 탈이 없는 축제는 없다. 축제가 자유를 위한 인류의 문화장치라면 탈은 그러한 자유로운 시간과 공간으로 진입하는 도구다. 그래서 인간이 만든 가장 신비한 상상적 도구는 어쩌면 탈이 아닐까. 탈을 쓰면 남녀노소가 없다. 모두가 본래의 생명체로서 서로가 평등하다. 탈을 쓰면 인종과 사회적 계급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모두가 세상에 대해 너그럽고 세상에 대해 욕을 할 수 있다. 그래서 탈춤축제는 탈을 쓰기를 권하는 것이다. 탈이 가져다 주는 자유와 상상의 세계를 마음껏 누려보라는 것이다. 나아가 탈을 씀으로써 스트레스를 풀어내는 현대인의 행복을 위해 축제장을 찾는 누구나 탈을 써야만 축제장 입장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흥미로운 발상이다.

관광객들은 어떨까. 축제조직위원회는 관광객들을 위해 축제장에 오면 누구나 10분안에 탈을 만들어 쓰거나 구입할 수 있다고 한다. 곳곳에 마련된 ‘나의 탈 나의 마스크 체험’이 그것이다. 덧붙여 ‘마스크숍’을 운영한다. 세계의 모든 탈을 구입할 수 있는 숍이다. 세계의 탈이 전시된 것만으로도 기대가 된다. 또 축제 입장권을 4인 가족이 함께 현장에서 구매할 경우 하회탈의 이미지를 재현한 ‘안경탈’을 증정해 축제장 곳곳에서 탈을 쓸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축제조직위는 축제 의상도 탈이라고 강변한다. 그래서 탈춤축제만의 의상을 제작해 판매한다. 설날에 때때옷을 입듯이 축제에는 축제에 맞는 의상이 있어야 한다는 것.

축제는 즐거워야 한다. 즐거우면서 삶의 활력을 주어야 한다. 축제장의 기억은 삶의 새로움을 준다. 축제에서는 모든 사람이 흐뭇해야 한다. 그래서 축제조직위가 준비한 것은 ‘탈랄라 댄스’. 모든 사람이 탈을 쓰고 춤을 추는 그런 축제로 만들기 위해 축제장을 찾으면 댄스를 가르쳐 준다고 한다. 춤을 추고 퍼레이드를 하는 생각만으로도 즐겁다.

탈춤축제조직위원회의 꿈은 야무지다. 세계 모든 탈을 축제장으로 모은다는 것이다. 세계인들의 모든 상상력과 세계인들의 상징과 캐릭터를 모으겠다는 것인데, 발상 자체만으로도 축제답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만들어진 행사가 ‘세계탈놀이경연대회’. 개인과 단체의 모든 사람이 댄스·마임·퍼포먼스·드라마, 심지어 장기자랑까지도 겨루는 대회다. 경연을 통해 축제의 열기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세계 탈 전시회도 있어 세계 각지의 탈과 상징물을 볼 수 있다. 나아가 탈춤축제를 통해 안동을 국제도시로 만들겠단다. 매년 안동시와 세계 각지 문화도시 간의 교류협약을 했고, 올해는 중국의 구이저우성과 교류하겠다고 하는데, 구이저우성을 선택한 이유는 중국 소수민족문화와의 교류를 위해서라고 하니 문화적 집중력이 놀랍다.

탈춤축제는 문화관광부가 선정한 대한민국 대표 축제다. 즐거움은 인간에게 창의력을 준다.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 가는 탈춤축제 그 흥미로운 장이 기대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정구 객원기자 bupdor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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