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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올림픽위 부회장 맡은 ‘체조의 전설’ 코마네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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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코마네치가 15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인터뷰 도중 손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어 보이고 있다. [임현동 기자]

‘체조의 전설’ 나디아 코마네치(49) 국제스페셜올림픽위원회(SOI) 부회장이 14일 방한했다. 스페셜올림픽은 세계 지적발달장애인들의 스포츠 축제로, 2013년 대회 개최지로 평창이 선정됐다. 15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스페셜올림픽 평창 유치 선포식’에서 코마네치 부회장을 만났다.

루마니아 체조선수 출신인 코마네치가 스페셜올림픽과 인연을 맺게 된 데는 남편 바트 코너(1984년 LA올림픽 미국 체조 금메달리스트) SOI 이사의 역할이 컸다. 스페셜올림픽 창시자 유니스 케네디(고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여동생)와 친분이 있던 코너가 코마네치에게 위원회 참여를 제안했다. 코마네치 부회장은 “개인적 목표를 성취한 뒤 사회에 환원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스페셜올림픽이 그 방법이라고 판단했다”며 “지적발달장애를 밝히기 꺼려 하던 사람들이 스포츠를 통해 마음을 나누는 모습을 볼 때 기쁨을 느낀다”고 했다.

2013년 대회가 평창에서 열리는 데 대해 “아름다운 평창에서 대회를 열게 돼 기쁘다”며 “평창은 2018년 겨울올림픽 개최를 두고 프랑스 안시·독일 뮌헨과 경쟁한다고 들었다. 시설과 자격을 충분히 갖춘 만큼 평창이 뒤질 게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코마네치 부회장은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기계체조 이단평행봉에서 사상 첫 10점 만점 연기를 펼쳤다. 그는 이단평행봉과 평균대, 개인 종합에서 3개의 금메달을 따냈다. 원하는 걸 모두 이뤘지만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에 다시 도전해 금메달 2개를 추가했다.

코마네치 부회장은 “그 이전까지 체조에서 만점이 나온 적이 없었기에 당시 점수판은 10.0이라는 숫자를 표기하지 못했다. 그래서 내 점수로 1.00이라는 숫자가 표기됐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회상한 뒤 “새 역사를 썼다고 해서 선수를 그만 하고 싶지 않았다. 도전 의지가 더 강했다. 두 번째 올림픽 출전은 지금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 금메달 획득 뒤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지도 모를 김연아(20·고려대)에게도 조언을 했다. 그는 “일단 최고의 순간을 원없이 만끽했으면 좋겠다”면서 “그 다음엔 자신이 뭘 원하고 있는지 깨달았으면 한다. 금메달을 원했다면 더 도전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스케이팅 의지가 강하다면 한 번 더 도전을 해도 좋겠다. 어린 나이에 성공을 거둔 김연아는 관련 분야에서 더 큰 성공을 거둘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스페셜올림픽 외 그가 가장 신경을 쓰는 분야는 체조 갈라쇼 기획이다. 17일 미국으로 돌아가면 그는 다음달 3일 예정된 체조-스케이팅 갈라쇼에 전념할 계획이다.

코마네치 부회장은 “2010 밴쿠버 올림픽 피겨 남자싱글 금메달리스트 에반 라이사첵(미국)과 2008 베이징올림픽 체조 금메달리스트인 나스티아 류킨(미국) 등 스타들이 한데 모여 공연을 한다”며 “김연아도 다음번에는 우리 쇼에 꼭 함께 해줬으면 한다”고 부탁했다.

글=온누리 기자
사진=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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