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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티 M37, 단단한 근육덩어리 같은 질감 … 고회전에서도 소음·진동 적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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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7월 출시된 인피니티 M37은 경쟁 모델 가운데 유일하게 300마력 이상을 내는 데다 5000만원대 가격으로 수입 중형세단 시장에 지각변동을 가져왔다. 쌍두마차였던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와 BMW 5시리즈를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M37은 디자인에서부터 큰 변신을 시도했다. 최근 인피니티의 디자인은 크리스 뱅글 시절의 BMW 못지않게 역동적이다. M37은 지난해 제네바 모터쇼에서 공개된 컨셉트카 ‘에센스’의 디자인 테마를 그대로 살려냈다. 정교한 선의 속도감보다는 단단한 근육덩어리 같은 질감이 시선을 압도한다.

덩치 자체도 크다. M37은 어떤 경쟁차종 보다 길고 높다. 헤드라이트의 날카로운 눈매와 아치형 그릴, 날렵함을 추구한 테일램프 등 각 요소요소엔 인피니티만의 디자인 색깔이 진하게 배어들었다.

실내는 독일 경쟁차종보다 더 고급스러운 느낌이 난다. 갈매기 날개를 보는 듯한 대시 보드뿐 아니라 운전석과 동반석을 모두 고급스러운 가죽으로 에워쌌다. 시트는 캐딜락이나 볼보처럼 크고 두껍다. 뒷좌석까지 움직인다. 내비게이션은 라이벌 가운데 유일한 터치스크린 방식이다. 계기판은 글씨와 눈금이 큼직하다. 엔진은 G시리즈와 EX,FX,닛산 370Z 등과 함께 쓰는 V6 3.7L VQ다. 이 엔진은 속도에 따라 밸브의 움직임이 변하는 가변밸브와 어울리면서 낮은 엔진회전수에서 토크를 개선한 게 특징이다. 최고 333마력에 최대토크 37.0kg·m을 내뿜는다.

이전 M35에서 단점이었던 고회전할 때의 소음과 진동 문제도 깔끔하게 개선했다. 3.7L VQ 엔진은 M37에 장착되면서 비로소 주인을 만난 듯하다. 거세기만 했던 출력이 저속에선 부드럽게 다듬어졌다.

7단 자동변속기를 단 이 차의 가속성능은 굉장했다. 힘은 시종일관 넘쳤다. 엑셀을 깊게 밟으면 기어 변속이 순식간에 3,4단으로 떨어지는 킥 다운은 민첩했다. 하지만 시속 120㎞ 이상에서 운전대가 가벼워지는 것과 엔진음이 고음으로 치닫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BMW가 엔진음에 얼마나 공을 들이는가. 럭셔리카라면 이런 점까지 세세히 신경을 써야 한다.

전체적으로 M37은 독일차와 한번 붙어 보겠다는 자신감이 묻어난다. 스티어링과 서스펜션을 독일차처럼 딱딱하게 해야 할 법한데 부드럽게 세팅했다. 반면 배기음과 진동은 적당히 남겨 넘치는 동력성능을 부각시켰다. 스포츠카를 탄 느낌을 줄 정도다. 대신 시트는 미국차나 북유럽차처럼 푸근하다. 연비는 9.5km/L로 기존 모델보다 10% 이상 개선됐다. 가격은 5950만원, 6290만원, 6970만원 세 가지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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