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월드컵 축구 경비 비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7면

9일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리는 북한과 일본의 월드컵 축구 최종예선 1차전을 앞두고 일본 경찰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가짜 유골 파문으로 인해 일본인들의 반북(反北) 감정이 극도로 악화한 상황이어서 응원단끼리의 충돌 등 불상사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일본 당국은 경기 당일 경기장 주변에 4000명의 경찰관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는 통상적인 국제경기의 20배 수준이다. 경기장 안에는 별도로 2000명의 경비원이 배치된다. 북한 응원석 양쪽에는 500석씩 1000석을 비워 완충지대를 만들기로 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에 따라 6만석 가운데 5000석의 입장권을 배정받은 북한 측은 조총련계 학생과 교포를 중심으로 응원단을 편성했다.

일본 축구협회는 각 언론사에 ▶북한팀 숙소 내 취재 ▶이동차량 추적 ▶밤샘 취재 등 과열 취재를 자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 오구라 준지 부회장은 3일 기자회견에서 "스포츠 이외의 불필요한 관심을 부채질하지 말아 달라"며 "개최국은 선수의 안전을 책임질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민단계와 조총련계 교포의 합동 응원이 이번엔 이뤄지지 않는다. 민단 관계자는 "아쉽지만 일본 내 반북 감정이 워낙 강해 공동 응원으로 얻는 득보다 실이 더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도쿄=예영준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