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 대한항공 사무실에 테러협박 전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3일 오후 1시30분(현지시간) 대한항공 카이로지점에 “대한항공을 폭파하고 한국인들을 살해하겠다”는 협박전화가 걸려왔다.대한항공 지점 관계자에 따르면 한 아랍남자가 사무실에 전화를 걸어 대한항공인지를 묻고 이같은 협박을 전한뒤 바로 전화를 끊었다.

협박전화를 받은 현지인 직원은 이 남자가 아랍어를 구사했지만 이집트 억양이 아니었다고 말했다.그는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다른 아랍국가 출신인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화협박을 받은 직후 카이로 지점은 한국본사에 급히 연락했다.카이로행 대한항공 KE953편 여객기가 이륙하기 불과 한시간 전이었기 때문이다.긴급보고를 받은 인천공항 보안당국은 보안검색을 강화하느라 여객기는 세시간 후에야 이륙했다.카이로 도착시간도 4일 두시반 예정에서 두세시간 늦어질 예정이다.

대한항공의 연락을 받은 카이로 주재 한국대사관도 이집트 보안당국에 즉시 협조를 요청했다.보안당국은 현재 “장난전화인지 실제 테러의도를 가진 협박인지”를 분석중이다.또한 전화를 건 사람이 이집트인인지 아니면 다른 중동국가출신인지를 확인하는 작업도 수행중이다.대사관측은 또 이집트 공항 안전당국에 연락을 취해 4일 오전 11시반 이륙예정인 KAL기와 화물들에 대한 보안점검을 요청했다. 대한항공 카이로 지점측도 4일 새벽부터 직원들과 함께 공항에서 철야로 화물확인 작업 및 안전대책을 취하고 있다.

대한항공 카이로 지점이 테러협박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하지만 90년대 최악의 연쇄테러를 경험한 이집트는 최근 다시 긴장하고 있다.지난 해 10월에는 시나이반도 동안의 타바에서 자폭공격이 발생해 34명이 사망했다.또한 지난 2일에도 이집트 경찰은 시나이 반도에서 총격전끝에 폭탄테러용의자 한명을 사살했다.

항공기들에 대한 테러위협도 계속 발생해 왔다.지난해에는 카이로와 유럽을 오가는 이집트항공 여객기를 폭파하겠다는 협박전화가 수차례 이집트항공측에 걸려왔다.다행히 모두 장난 전화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집트에는 올해 8백만이라는 기록적인 관광객이 방문했다.지난 해말 동남아에서 발생한 쓰나미 재앙이후 상당수 한국관광객들도 최근 이집트로 몰려들고 있다.지난해 이집트를 방문한 한국인 수는 모두 3만8천600명으로 전년 대비 43%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