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가 미국에 넘긴 핵물질 2t "북한산 가능성 90% 이상"

북한이 리비아에 핵물질을 판매한 것으로 미국이 결론 내렸다고 뉴욕 타임스와 워싱턴 포스트가 2일 보도했다. 미국은 한국.일본에 고위 관리를 파견해 이 정보를 통보했다.

뉴욕 타임스는 "북한은 리비아에 핵물질인 6불화우라늄(UF6)을 2t가량 공급했다"고 보도했다. UF6는 저농도 우라늄이다. 이를 수년간 농축하면 원폭용 우라늄이 된다. 리비아는 지난해 핵 포기 선언 직후 보유하고 있던 핵물질을 미국에 넘겼다.

미국 오크리지 국립연구소가 지난 수개월간 이 물질을 분석, 파키스탄산(産)이 아니라 북한산이란 결론을 내렸다고 신문은 전했다. 미 행정부 관리는 "이 물질이 북한산일 가능성이 90% 이상"이라고 밝혔다. 수출 시기는 2001년 초로 추정된다.

북한 핵물질 수출을 파헤친 보고서는 지난 수주일간 부시 행정부 고위 관리들 사이에서 회람됐다. 타임스는 "보고서가 북핵 문제에 대한 미 행정부의 논의 자체를 바꿔놓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직 국방부 관리는 "북한이 리비아 이외의 누구에게 더 핵물질을 판매했는지 모르기 때문에 위험한 것"이라며 "북핵 문제에 대한 미국의 해법을 바꿔놓을 만한 엄청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의 핵물질 수출 보도에 대해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사실을 확인 중이며 미국 측으로부터 더 얘기를 들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6불화우라늄 수출이 고농축 우라늄 수출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따라서 아직 '북한의 혐의가 드러났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2일 밤 9시(한국시간 3일 오전 11시) 연두교서 발표를 한다. 부시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취임사에서 밝힌 '자유의 확산'과 '폭정의 종식'을 어느 정도 구체적으로 언급하느냐가 최대 관심사다.

워싱턴=김종혁 특파원, 서울=안성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