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종범 스님이 요즘은 돈 계산으로 머릿속이 복잡하다. 올 11월 입주를 목표로 하는 '소쩍새마을'(www.sgwon.or.kr)의 이전 사업 때문이다.
종범 스님은 승가대 총장이 겸임하는 조계종 사회복지법인 승가원의 이사장으로, 2003년부터 승가원이 운영하는 소쩍새마을을 경기도 이천시 실성면으로 옮기는 작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 사업을 제대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50억원 넘는 돈이 필요하지만 지금까지 확보한 금액은 잘해봐야 32억원 정도입니다. 뜻있는 독지가들의 도움을 기대합니다."
'(먹여살릴 입은 많은데) 솥은 적다'고 해 이런 이름이 붙었다는 소쩍새마을은 강원도 원주시 판부면 치악산 자락에 있다. 대지 2800평에 건평 300평 규모로, 200여명의 정신.신체 장애인들을 수용하고 있다. 그러나 국립공원 내에 있어 시설물의 상당 부분이 무허가 건축물이며, 이나마도 증.개축이 금지돼 있다. 재활.치료시설이 턱없이 부족하고 장애인 및 상주 직원 30여명을 수용하는 숙소도 비좁다.
이전이 불가피해짐에 따라 종범 스님은 200여 후보지 중에서 지난해 4월 경기도 이천시 외곽에 3만평 규모의 대지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주민들이 혐오시설이라며 심하게 반발했어요. 일일이 찾아다니며 낙후한 마을을 개발하는 데 오히려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득했습니다."
'승가원 자비복지타운'이란 이름이 붙을 새 소쩍새마을은 올 봄 토목공사에 들어간다. 11월 입주에 이어 내년 말까지는 장애인들이 증상에 따라 다양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특수 치료시설과 체육센터.직업재활관 등을 완비할 계획이다.
글=왕희수 기자<goman@joongang.co.kr>
사진=신동연 기자 <sdy1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