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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기득권 포기…실용주의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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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한나라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가 1일 차기 대선의 필승을 위한 전략보고서를 당에 제출했다. '2007년 승리를 위한 당 혁신방안'이란 제목의 이 보고서는 3일 열릴 당 의원연찬회의 기조발제용으로 작성된 것이다.

보고서는 한나라당이 심각한 위기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 이유로 당 지지층조차 한나라당을 귀족적.수구적 정당으로 인식하는 등 당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심한 데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중도와 보수의 합이 3분의 2를 넘어 이미 보수세력은 사회의 소수파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또 과거 '호남 대 반호남'의 구도가 이젠 '영남 대 비영남'의 구도로 바뀌어 당이 지역적으로 역포위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20~30대에서 당이 인기가 없고, 사이버 공간에서 열린우리당에 거의 전멸을 면치 못하는 상황 등을 위기의 원인으로 꼽았다. 보고서는 특히 실패에 대한 반성과 원인분석이 부족한 당 체질도 위기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현실인식하에 보고서는 ▶중도 실용주의에 기반한 민생정치 실현▶탈기득권의 내부 혁신▶전국정당화 실현▶정책.디지털.도덕정당을 위한 구조개혁 등 4대 혁신전략과 구체적 행동지침인 15개 추진프로그램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보고서는 "국가의 정통성과 자유민주주의 본질에 대한 부분을 제외하곤 당이 과감하게 탈이념을 선언해 중도적 입장에서 보수층을 설득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국가보안법 등을 포함해 대북정책을 전향적으로 바꿔 당이 '현실적인 평화통일 세력'의 이미지를 구축하라고 권했다. 탈기득권 분야에선 ▶소속의원 세비를 재원으로 하는 나눔펀드 조성 ▶소속의원과 소년.소녀가장 1대1 결연 등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모범적 실천을 강조했다.

보고서는 이어 당이 지역과 세대별로 고른 지지를 받는 정당이 되기 위해 ▶비례대표 선정시 취약지역 인사 30% 우선 배정▶지역주의 유발 발언시 당 차원 징계▶영호남.영충청 지역공동개발 계획 추진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취약한 당 홍보기능 강화를 위해 홍보마케팅 총괄위원장(홍보CEO)제도를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보고서는 2007년 대선까지 3단계 스케줄도 내놨는데 1단계로 올 연말까지는 당 이미지 쇄신과 선진화 비전 제시에 주력하며, 2단계인 2006년은 지방선거 승리를 통해 국민에게서 수권 대안세력으로 인정받는 기간으로 설정했다. 마지막 2007년은 획기적인 당 외연 확대와 풍부한 집권 청사진 제시를 통해 대선을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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