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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SOC에 6년간 500억 달러 투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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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버락 오바마(사진) 대통령이 경기부양 캠페인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11월 중간선거를 겨냥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는 6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를 방문해 앞으로 6년 동안 사회간접자본(SOC)에 500억 달러를 투자하는 SOC 확충계획을 발표했다. 오바마는 이어 8일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앞으로 2년 동안 기업의 설비 투자에 대해 2000억 달러, 연구개발(R&D) 투자에 1000억 달러의 세금을 감면하는 방안도 발표할 예정이다.

6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노동절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6년간 사회간접자본에 500억 달러 규모를 투자하는 경기부양 계획을 밝혔다. [위스콘신 AP=뉴시스]

이날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는 지구를 6바퀴 돌 수 있는 15만 마일(약 24만1000㎞)의 도로와 미 대륙을 동서로 횡단할 만큼의 철도 4000마일(약 6400㎞)을 확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연방정부가 앞으로 6년 동안 500억 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나머지 재원은 민간과 지방정부가 충당한다. 그는 투자비 조달을 위해 ‘인프라 은행’ 설립도 제안했다.

미국 정부는 SOC 투자 10억 달러당 3만5000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500억 달러의 투자비는 그동안 석유·가스회사에 줘 왔던 세금 감면 혜택을 줄여 조달한다는 게 오바마 정부의 복안이다. 백악관 관계자는 “현재 석유·가스회사는 필요 이상의 세금 감면 혜택을 받고 있다”며 “이를 적정 수준으로 줄이기만 해도 SOC 투자 재원 마련엔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기업 투자에 대한 획기적인 세금 감면 혜택도 나올 예정이다. 2011년까지 기업이 설비 투자를 하면 이를 비용으로 처리해 세금을 덜 내게 해 주겠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기업의 R&D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도 확대하도록 의회에 촉구할 계획이다.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잃은 기업에 세금 감면이란 ‘당근’을 줘 투자를 이끌어 내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경기부양 캠페인이 11월 중간선거를 겨냥한 정치 공약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SOC 투자나 세금 감면 법안을 중간선거 전에 의회에서 처리하기엔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 더욱이 법안 통과는 공화당 협조 없이는 어려운데 선거를 앞둔 공화당이 오바마 정부의 경기부양 캠페인에 찬성표를 던져 줄 가능성은 크지 않다.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이기면 법안 통과는 더 어려워진다.

민주당이 무리해 가며 중간선거 전에 법안을 통과시키더라도 SOC 투자가 일자리 증가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실제 국민이 일자리 증가 효과를 피부로 느끼는 건 2011년에 가서야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백악관조차 “이번 SOC 투자계획은 단기 일자리 대책이 아니라 장기 개혁”이라고 인정하고 있다.

공화당은 경기부양 캠페인을 비판하고 나섰다. 존 베이너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더 이상의 정부 경기부양책은 필요 없다”며 “민주당 정부의 고삐 풀린 세금 낭비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기업 세금 감면 방안을 발표할 클리블랜드는 베이너 의원의 지역구다.

뉴욕=정경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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