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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기술·산업을 버무리다 … 반 발 먼저 보는 ‘내일의 예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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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아직도 예술을 소비라 생각하십니까? 예술은 소비가 아니라 21세기의 생산요소이자 사회간접자본입니다.’ ‘인천국제디지털아트페스티벌(INDAF, 이하 인다프) 2010’이 내건 표어다. 1일부터 30일까지 인천 송도 투모로우 시티에서 열리는 인다프는 미래예술의 생산성에 주목한다. 무한대로 창출되는 풍부한 콘텐트, 예술과 과학기술과 산업을 연결해 번져가는 비즈니스의 세계를 펼쳐 보이고 있다.

인천국제디지털아트페스티벌 ‘웨이브’부문에 나온 헤르만 콜겐의 ‘도시 바람’. 전시장에 걸린 9개의 중고 아코디언에 주변 공원에서 모은 바람을 불어넣어 소리를 창조한다. [인다프 제공]

노소영 총감독(49·아트센터 나비 관장)은 인다프 2010의 주제인 ‘모바일 비전: 무한미학’을 “다양성·혼성성·상호연관성을 즐기며 경계가 없는 세상으로 나아가는 항해”라고 풀었다. 노 총감독은 또 인다프가 미래 시장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제까지 미술품이 완결된 물건으로 팔려나갔다면 인다프 2010이 내놓는 미래예술은 관람객 머리와 마음에서 새롭게 창조되는 과정의 씨앗이라 할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이 끊임없이 변하고 있는 오늘의 세계에서 자신의 바깥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정신의 자양분을 튕겨주는 것이 내일의 예술이 할 일입니다.”

주전시장인 ‘모바일 아트’(큐레이터 류병학) 코너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즐기는 내일의 예술을 한 눈에 보여준다. 관람객은 전시장에 비치된 스마트폰을 제공받아 전자유목민으로 변신한다. 김태윤씨 작품 ‘하이퍼 피시(Hyper Fish)’는 화면에 떠 있는 물고기를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낚는 과정에서 예술과 상호 교감하는 짜릿함을 느끼게 해준다. 이용백씨의 ‘낯선 조각’, 양수현씨의 ‘스타석스(STARSUCKS) 커피’ 등 48명의 출품작은 당신 손 안의 모바일이 바로 미래의 미술관임을 입증하고 있다.

또 다른 전시테마인 ‘웨이브’(큐레이터 최두은)는 빛과 소리의 파동이 만들어내는 미디어 아트에 온몸을 맡기는 체험장이다. 제목 그대로 파도에 휩쓸려가듯 관람객이 악기가 되어 연주를 즐기게 된다.

‘블러’(큐레이터 허서정)에는 산업과 예술의 경계 허물기에서 선구자라 평가 받는 ‘유나이티드 비주얼 아티스트’ ‘트로이카’ 등이 국내에 첫 선을 보인다. 이른바 ‘파인 아트(Fine Art)’의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예술을 비즈니스로 사고파는 신선한 시각을 엿볼 수 있다.

미래미술의 현장답게 1일 오후 6시 투모로우 시티 큰울림광장에서 열리는 개막식도 재미있다. 개막선언은 인천광역시 어린이 100명이 제각기 질러대는 고함이고, 테이프 커팅은 참석자 전원이 한다. 이를 위해 가위 수천 개를 준비했다. 남극기지로부터 라이브 중계로 듣는 축하 메시지 등 ‘텔레마틱 축하’ 순서도 창조적이다.

인천 차이나타운의 협찬을 얻어 마련한 ‘텔레마틱 디너: 짜장면 퍼포먼스’는 벌써 화제다. 1950년대, 70년대, 2010년대 세 가지 종류의 자장면이 제공되며, 인천 지역의 별미인 쫄면·닭강정·공갈빵도 식탁에 오른다. 032-210-4045.

송도=정재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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