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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구경에 친구도 생겼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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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 서울시.전남도 우호교류협정에 따라 서울을 찾은 전남 초등학생들이 서울 초등학생들과 함께 27일 경복궁을 구경하고 있다.[김성룡 기자]

"안녕." "반가워. 잘 지내자."

12살 동갑내기인 전은혜(서울 관악구 봉천초5)양과 김도란(전남 영광군 법성초5)양은 상기된 표정으로 첫 인사를 나눴다.

26일 오후 서울에 도착한 44명의 전남 초등학생들은 자신들을 맞이하러 나온 44명의 서울 초등학생들과 이렇게 만났다. 서울에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전남 초등학교 5.6학년생 가운데 교장선생님의 추천을 거쳐 선발된 아이들이다.

서울시와 전남도가 지난해 12월 맺은 우호교류협정에 따라 서울시가 이들을 초청해 3박4일간 구경을 시켜주기로 한 것이다.

이날 대방동 여성플라자에서 처음 서로 만난 양 지역의 초등학생들은 게임과 장기자랑을 하면서 차츰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게임에서 은혜는 도란이의 응원에 힘입어 1등을 하기도 했다.

"우리집은 바닷가야. 바람에 조기를 말려서 굴비를 만들어."

"와, 정말 멋지다. 나도 바닷가 집에 한번 가봤으면. 하루에 학원을 8개나 다니다 보니 어디 놀러가기도 힘들어."

여성플라자 숙소에서 하룻밤을 함께 한 도란이와 은혜는 이튿날인 27일부터는 단짝이 됐다. 27일 오전에는 서울시청 앞 스케이트장에서 스케이트를 탔고 코미디언 이용식씨와 이명박 서울시장을 만난 뒤 경복궁과 인사동을 찾았다.

"은혜야, 저 대궐 지붕 위 조각들이 뭔지 알아? 서유기에 나오는 주인공이라는구만."

"도란이는 서울이 처음이라면서 어떻게 그런 걸 다 아니?"

"텔레비전에서 봤지."

63빌딩 관람을 마친 뒤 전남 어린이들은 짝이 된 서울 친구의 집으로 향했다. 이곳에서 이틀간 머물며 낮에는 국립서울과학관.롯데월드.한강유람선.서울타워 등을 단체로 방문하게 된다.

이날 밤 도란이는 은혜의 귀에 속삭였다.

"여름방학에는 널 우리 집으로 초대해 굴비 맛도 보여주고 함께 시원한 바닷가에서 뛰어놀고 싶어."

서울시와 전라남도는 이번 청소년 홈스테이 문화체험을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문화교류를 해나갈 방침이다.

정형모 기자, 이보미(한국외대 불어4).홍수지(단국대 영상홍보3) 인턴기자 <hyung@joongang.co.kr>
사진=김성룡 기자 <xdrag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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