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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시조 백일장] 1월의 수상작 - 심사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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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한해의 시작인 1월에는 새로움에 대한 기대가 더 크게 마련이다. 시조의 도약을 가져올 새로운 작품을 고대하는 건 늘 마찬가지지만, 새해의 시작이라 이 달은 더 즐거운 기대를 갖고 응모작들을 읽고 또 읽었다.

새해 첫 장원에 '산 위의 바다'를 올린다. 대청봉에 올라 보는 설악산을 '큰 바다'로 잡은 데서 넓고 신선한 시각을 볼 수 있다. 산에서 '이어도 먼 숨비소리'를 잡아내거나 산봉우리를 숭어가 '다투어' 뛰는 모습으로 그려내는 등 감각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이런 상상력과 묘사력이 설악산의 위용에 역동성을 부여하고 있다.

차상, '새벽의 시(詩)'는 고단함 속에서도 나날을 열심히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리고 있다. 무리 없는 시상의 전개나 관찰을 통해 대상을 묘사하는 자세에서 작품에 대한 고민이 보인다. 여기에 새로움을 가미하면 평이함을 넘어설 것이다.

차하, '원단'은 인터넷이라는 매체의 활용과 압축 능력이 낡은 소재인 '귀향'을 산뜻하게 만들어 준다.

설에도 '귀향'할 수 없는 사람들의 표정은 가상공간을 통해 더 효과적으로 부각된다. 하지만 작품이 소품 같은 인상을 주는 것은 유의할 일이다.

긴 습작과 고민을 짐작케 하는 응모작들은 읽는 즐거움을 준다. 그 중에도 조은세.서정택.석성혜씨 같은 응모자의 작품은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할 수밖에 없었다.

<심사위원 : 이우걸.정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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