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값 뚝뚝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2면

중고차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7인승 이상 디젤차들이 바닥 시세를 보이고 있고 신형 모델이 나온 중고차들의 가격 하락폭도 가파르다. 기아 카니발의 경우 출고된 지 채 1년도 지나지 않는 차가 절반값에 팔리고 있는 실정이다.

◆디젤 7인승 이상=중고차 시장의 시세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7~10인승 차에 대한 자동차세를 점차 올린다고 발표했다. 카니발의 경우 자동차세가 지난해 6만5000원이었으나 단계적으로 올라 2007년에는 31만9220원에 이를 예정이다. 이들 차종은 세제개편 소식이 나온 지난해 말부터 시세가 폭락하기 시작해 이달 들어 바닥을 찍었다. 지난해 말 서울시 자동차매매사업조합이 산정한 자료에 따르면 기아의 카니발 9인승 파크 2004년식의 올 1월 시세는 1450만원(A급 기준)으로 신차 값(2,190만원)보다 740만원이나 적었다. 카니발 신차를 타다가 중고차시장에 팔 때 받을 수 있는 금액은 1100만원 가량으로 신차 값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며 2003년식의 경우 900만원도 받기 힘들다. 카니발의 경우 세제개편과 경유값 인상예정 외에도 악재가 겹쳤다. 지난해 말 기아차에서 카니발을 최고 300만원 할인 판매한데다 오는 7월에 신형모델 출시가 예정돼 있는 점이 중고차 값에 영향을 미쳤다.

◆경차만은 예외=중고차 시장에서 유일하게 경기침체와 상관없이 꾸준히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차가 경차다. 경기가 계속 어려워지자 승용차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려는 사람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경차는 지난달에 비해 가격 움직임이 거의 없다.

최준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