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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범용 CCTV 범인 검거에 한 몫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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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 지난해 9월 영주시 풍기읍 수철리 국도변에 설치된 방범용 CCTV.

경찰이 운영중인 방범용 폐쇄회로 TV(CCTV)가 범인 검거에 큰 몫을 하고 있다. 범행 장소 인근을 지나간 차량이 모두 기록되면서 범행 차량 운전자가 잇달아 경찰에 붙잡히고 있기 때문이다.

◆'범죄 해결사'=지난 11일 오후 7시30분쯤 경북 청도군 각남면 예리의 도로변에서 뺑소니 사망사건이 발생했다. 차량에 치인 주민 박모(74)씨는 그 자리에서 숨졌다. 경찰은 사고 직후 산서지구대 각남분소 옆 도로변의 폐쇄회로 카메라에 찍힌 차량을 조사한 끝에 운전자 김모(28)씨를 검거했다.

그의 차량 바퀴에는 박씨의 혈흔이 남아 있었다. 경찰은 "혈흔은 웬만큼 씻어도 지워지지 않는다"며 "CCTV가 없었더라면 검거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청도경찰서는 지난해 10월 21일 이서면 양원리 농협 하나로마트 앞 도로에서 승용차를 들이받고 도주한 운전자를 화면 분석을 통해 붙잡았다.

지난해 10월 17일 오후 6시50분쯤 영주시 가흥동 국도에서 최모(77)씨를 치어 숨지게 한 뒤 달아난 화물차 운전자가, 같은 달 2일 오후 10시쯤 예천군 예천읍 지내리 농공단지 내 한 식품회사에서 보관중이던 철강 자재를 훔쳐 달아나던 운전자도 경찰의 CCTV에 찍혀 검거됐다.

경북경찰청이 지난해 1월 방범용 CCTV를 설치한 이후 이를 이용해 검거한 절도.뺑소니 사범은 모두 4명이다. 경북경찰청 생활안전계의 권오수 경사는 "이들 사건은 모두 목격자가 없어 CCTV가 없었더라면 범인을 검거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지금까지 영주.청도.청송 등 7개 지역 28곳에 52대의 CCTV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금융가나 공원 등의 일반 방범용 11대를 제외한 41대가 농축산물 절도나 뺑소니 교통사고 사범 검거를 위해 국도나 지방도 변에 설치한 것이다.

지난해 영주경찰서는 인삼 도난 사건이 잇따르자 풍기읍 국도변 등에 방범용 카메라 4대를 설치하기도 했다. 경찰은 CCTV에 찍힌 화면을 7~14일간 보관하며 수사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 CCTV 추가… 2005년 문경·칠곡 등 108곳에 172대 설치

지난 12일 영남대 인근인 경산시 임당.조영.대동 주민과 학생, 경찰관 등 50여명이 모여 회의를 했다.

원룸 촌인 이곳에 도난 사건이 자주 일어나면서 CCTV를 설치하자는 목소리가 높았기 때문이다. 일부 주민과 학생은 "사생활을 침해할 우려가 있고 미관을 해친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설치에 동의했다.

경찰은 3월까지 3개 마을 골목길에 16대의 CCTV 카메라를 설치하기로 했다. 경찰은 올해 문경.칠곡.의성 등 농산물 도난이 우려되는 곳과 도시 주택가 등 모두 108개소에 172대를 설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방범용 CCTV는 범인 검거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범죄 예방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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