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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17조원 배당 축제 … 배당주 기대 수익률 9% 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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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배당주의 계절이 돌아왔다. 기업 배당 시즌인 연말을 앞둔 8~10월은 전통적으로 배당주가 강세를 띠는 시즌이다. 25일 하나대투증권에 따르면 2001년 7월부터 2010년 7월까지의 평균배당지수(KODI)를 봤을 때 배당 관련주는 8~10월에 시장 대비 초과수익을 얻었다. 이 회사의 최원곤 연구원은 “요즘처럼 금리가 낮아 기업 이익이 높아지고, 기업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는 시기엔 배당주가 금상첨화”라고 설명했다.

최근 불안하게 널뛰는 증시도 배당주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는 요소다. 배당주는 대개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 방어주 성격을 갖고 있다. NH투자증권의 김형렬 연구원은 “약세 국면에서는 고배당을 지급할 여력이 있는 내실 있는 기업을 골라 낮은 밸류에이션으로 투자를 하는 배당주 투자가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이 2000년부터 7월까지 코스피지수와 배당주지수의 흐름을 분석한 결과 코스피지수는 평균 5.9% 하락했으나 배당주지수의 하락률은 2.8%로 절반에 못 미쳤다.

무엇보다 올해는 높은 배당 수익률을 노려볼 만하다. 김 연구원은 “현재까지 우리 기업의 실적을 감안하면 2010년 말에는 최대의 배당 축제가 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코스피100 기업의 평균 배당 성향인 21.3%와 2010년 예상 순이익을 감안, 2010년 배당 규모가 17조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동양종합금융에 따르면 주기기대수익률에 배당수익률을 더한 배당주의 기대수익률은 9.4%로 대형주(8.1%)와 코스피(7.5%)에 비해 높았다. 배당수익률과 3년물 국고채 금리와의 차이도 최근 상승세를 보이며 플러스로 돌아섰다.

시즌이라고 해서 단기적 안목으로 배당주나 배당주 펀드에 투자하는 건 금물이다. 현대증권 배성진 연구원은 “배당 관련주들은 실적을 겨냥해 연말까지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배당주의 속성상 11월에 주가가 하락한다”며 “이 때문에 배당을 통해 얻는 수익이 줄어든 차익 수익을 상쇄하고도 남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배당이 높은 기업은 대부분 경기 방어주의 성격을 띠기 때문에 이런 기업들의 주가 움직임은 그리 활발하지 않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상승장에서는 일반 주식이나 펀드보다 수익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또 배당 수익에 붙는 과세액도 따져 볼 요소다.

배당 시즌의 기회를 충분히 활용하면서 효과적으로 투자를 하기 위해선 기업의 장기적인 실적에 주목해야 한다. 동양종합금융증권의 이재만 연구원은 “최근 3년 연속 배당을 했던 기업 중 평균 배당 수익률이 3년물 국고채 금리(3.78%)보다 높고, 배당 재원이 전년 대비 증가한 기업을 골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 기준을 충족시키는 종목으로 S-Oil·대덕전자·파라다이스·GS홈쇼핑 등을 꼽았다. 배당주 펀드에 투자하고 싶다면 배당 수익률뿐 아니라 운용 수익률도 따져야 한다. 배성진 연구원은 “해당 펀드의 배당 수익률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체크하고, 배당주에 걸맞은 종목을 갖고 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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