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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전처리 미숙 내가 해결" 청소년축구 박주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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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한국 축구에 '득점기계'가 떴다. 이미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이름 박주영(20.고려대). 아직 청소년대표선수다. 도하에서 열리고 있는 카타르 8개국 초청대회에서 그는 세 경기에 7골을 넣었다. 중국전(16일) 2골, 우크라이나전(18일) 3골, 그리고 24일 알제리와의 준결승에서 2골. 한국이 넣은 8골 중 한 골만 빼고 모두 그의 골이다. 전문가들은 그를 역대 최고 수준의 골잡이 중 하나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드리블하면서 별도의 컨트롤 없이 그대로 슛을 쏘는 능력이 탁월."(이용수 KBS 축구해설위원) "늘 움직이고 있어 수비수가 마크하기 어렵다."(신문선 SBS 해설위원) "머리가 좋아(IQ 150) 상대수비의 중심을 무너뜨리는 타이밍을 본능적으로 안다."(청구고 시절의 변병주 감독)

단순히 골을 많이 넣어 뛰어난 건 아니다. 지금까지 한국 축구에서 보지 못한 슛 정확도가 그의 위력이다. 그가 중국전에서 날린 4개의 슛 가운데 3개는 유효 슛이었다. 해트트릭을 한 우크라이나전에서는 5개의 슛이 모두 골문 안을 향했다. 알제리전에서는 11차례의 슛 가운데 8개가 유효 슛. 비율로 보면 세 게임에서 80%다. 국가대표팀이 독일 월드컵 2차 예선 마지막 세 경기에서 기록한 유효 슈팅률(48%)의 거의 두 배다.

득점 확률을 따져보면 더 놀랍다. 국가대표팀은 총 67개의 슛을 날려 5골을 넣었다. 확률이 7.5%다. 그러나 박주영 선수는 35%다. 역대 대표팀 어느 선수도 따라가지 못할 기록이다. 축구 전문가들은 비결을 ▶슛 공간을 만들어 내는 드리블▶슛 타이밍▶간결하고 힘 있는 슛 동작 등으로 분석한다. 수비수가 마크할 수 없는 공간으로 공을 몰고 가 바로 슛을 날려버리는 무빙 컨트롤(moving control)을 최고 강점으로 본다. 알제리전에서 수비수를 따돌리며 골대 오른쪽 사각지대까지 드리블했다가 터닝슛으로 결승골을 뽑은 장면이 그것이다. 수비수 3~4명의 밀착 마크도 쉽게 무력화시킨다. 정확성은 슈팅 자세에서 나온다. 무게중심을 발끝에 두고 앞으로 숙인 자세에서 슛을 날려 크로스 바를 넘어가는 '뻥볼'이 없다.

팬들은 그를 한국 축구를 이끌 대들보로 벌써 낙점해 놓았다. 축구협회 홈페이지 등에는 "국가대표팀에 빨리 보내라"는 주문이 쇄도한다. 알제리를 2-1로 꺾은 한국은 27일 오전 2시 일본과 결승전(SBS-TV 생중계)을 한다.

강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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