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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밸리 벤처 2題]금속 용접않고 붙이는 기술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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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나무와 금속, 금속과 비금속, 석영과 스테인리스…. 사람을 제외하고 붙일 수 있는 것은 뭐든지 다 붙인다. "

대전 대덕밸리의 벤처기업 ㈜스펙이 생산하는 제품의 기능은 한마디로 '붙이기'다. 이 회사는 우주항공·원자력·반도체 등 완벽한 밀봉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분야부터 사소한 보석류까지 접합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

금속과 금속을 붙일 때도 용접을 하지 않고도 깔끔하고 완벽하게 붙인다는 것이다.

접합제로 쓰이는 물질도 금·은·니켈·알미늄 등 주로 금속류다. 진공 상태의 폭 50인치 노(爐) 안에서 접합용제를 액체 상태로 만들어 바른 뒤 열을 가하는 방식으로 접합한다.

과정은 단순한 것 같지만 접합 용제의 상태에 따라 성패가 좌우되기 때문에 고도의 노하우가 필요하다. 이 회사 이상희(李相熙·40·사진)사장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보유하는 접합기술이 10여개나 된다"고 말했다.

李사장은 한화그룹에서 유도미사일·다목적 실용위성·아리랑호 등에 쓰는 액체추진 로켓엔진 개발을 담당했던 엔지니어 출신. 인하대 항공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동료 연구원들과 함께 지난해 7월 자본금 4억원으로 회사를 설립했다. 李사장은 "연구원 생활로는 돈을 버는 데 한계가 있어 창업했다"고 말했다.

직원 11명 가운데 8명이 엔지니어인 이 회사가 올해 올린 매출실적은 4억원 정도이며 내년에는 약 1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李사장은 "수입대체 효과만도 연간 3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본다"며 "설계 기술 등을 바탕으로 회사를 액체추진 로켓엔진 전문회사로 키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김방현 기자

kbh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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