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유망주 하승진·곽주영 부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3면

남녀 농구의 차세대 기둥인 하승진(17·2m18㎝·삼일상고2)과 곽주영(18·1m85㎝·삼천포여고3)이 청소년대표팀에 불참한다. 하승진은 무릎 6주, 곽주영은 발목 3주 진단서를 농구협회에 최근 제출했다.

두 선수의 불참 속사정은 약간씩 다르다. 하승진의 부친 하동기씨는 협회에서 거듭 참가를 종용하자 "승진이의 소속팀인 삼일상고 감독이 대표팀 감독이 되면 참가하겠다"는 단서를 달았다. 아파도 한국팀의 우승을 위해 무리해 조금씩 뛸 수는 있지만 하승진의 부상을 모르는 다른 감독은 눈앞의 승리에 연연해 혹사시킬 것이 뻔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승진과 키가 똑같은 미국프로농구의 대형 센터 섀킬 오닐(LA 레이커스)도 소속팀 감독이 미국대표팀 감독이 되면 대표팀에 나가고, 다른 감독이 되면 출전하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농구협회는 하승진의 부상을 미심쩍게 보고 있으며 감독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하는 것도 괘씸하게 여긴다고 전해진다.

곽주영은 청소년대표팀에 합류해 훈련하다 발목을 크게 접질려 깁스를 했다. 다른 선수의 발을 밟아 다친 후 10여분간 엉엉 울던 현장을 대표팀 감독과 코치가 목격했다. 협회는 "부상은 확실하며 회복에 시간이 걸리는 것도 인정하지만 꼭 필요한 선수라서 데리고 가야 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곽주영이 벤치에라도 앉아 있으면 동료들의 사기가 올라가고 혹시 회복이 빨라진다면 대회 후반부에는 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곽주영은 대회가 끝난 다음날인 12월 31일 깁스를 풀게 돼 있다. 금호생명은 "깁스를 하고 뛰라는 얘기냐. 곽주영이 또 다치면 겨울시즌은 포기해야 한다"며 펄쩍 뛰고 있다.

아시아청소년대회는 남자가 16일부터 쿠웨이트에서, 여자가 21일부터 대만에서 열린다.

성호준 기자

karis@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