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서 고란초 군락지 발견 국립과학관, 동·식물 1천여종도 확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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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관통 도로 건설 논란이 일고 있는 북한산에서 희귀 식물인 고란초 군락지가 발견됐다. 혹소바구미·노랑띠의병벌레·얼룩무늬긴썩덩벌레 등의 곤충 3종도 새로 찾아냈다.

국립중앙과학관은 올 한해 북한산국립공원의 생태계를 조사한 결과 고란초 등을 비롯해 매와 비슷한 말똥가리 등 1천여종의 야생 동·식물이 살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고란초는 고사리류의 일종으로 '의자왕과 3천 궁녀'의 이야기가 서린 충남 부여군 부소산성 일대 등 몇 군데밖에 살고 있지 않아 환경부가 보호식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야생의 고란초를 무단 채취하면 처벌받는다.

혹소바구미 등은 모두 길이 4㎜ 정도의 딱정벌레류로 일본에서는 살고 있는 것이 알려졌으나 국내에서는 이번에 처음 찾아냈다.

이처럼 북한산에서 희귀 동·식물들이 발견됨에 따라 북한산을 관통하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건설을 놓고 환경론자들의 반발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산 국립공원 구간 4.6㎞를 지나는 순환고속도로는 환경단체와 불교계 등의 반대에 부닥쳐 지난 8월 공사가 중단됐다.

이번 조사는 중앙과학관이 1994년부터 매년 국립공원 한곳을 선정해 실시하는 지질 및 생태계 연구의 하나로 이뤄졌다.

심재우 기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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