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창업이나 한번 해볼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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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6면

요즘 40대들은 이전의 어느 40대도 느껴보지 못한 혼란을 겪고 있다. 아직도 뭐든 다 해낼 것 같은 나이에 구조조정의 대상이 되는가 하면 남은 이들도 언제 직장을 떠나야 할지 몰라 전전긍긍하고 있다. 새로운 인생을 찾는 방법은 다시 직장을 잡느냐 아니면 창업을 하느냐 두 가지다. 갈림길에 서 있는 40대들은 자신에게 창업 적성이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 창업 적성은 수익성과 자금 운용 계획을 분석해 경영에 접목할 수 있는 능력과 자질을 말한다.

창업 적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이때부터 운용 자금 규모에 맞는 아이템을 선정해야 한다. 자금 여유가 있다면 종전 경력을 살리지 않아도 가능하다. 목 좋은 점포를 얻어 유망 프랜차이즈 사업을 전개하는 것이 안전하다.

하지만 내년처럼 경기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는 자금 투입 규모를 줄이되 스스로의 몸을 많이 움직여야 하는 아이템을 찾아야 한다. 발로 뛰는 영업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이어야 한다는 얘기다. 투자 여력이 작을수록 전직 경력을 살리는 것은 창업의 기본이다. 가족의 동의를 얻는 일도 필수적이다. 집을 담보로 대출을 하거나 자녀 교육 자금을 사업 자금으로 돌려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동업은 피하는 것이 좋다.

창업 적성이 없다면 재취업 전선에 나설 수밖에 없다. 이때는 먼저 자신의 핵심 역량이 어디에 있는지 점검해보는 것이 우선. 다른 사람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능력이 무엇인지 파악된다면 이런 능력이 드러나게 이력서를 준비해야 한다. 한가지 업무에만 초점을 맞춘 이력서보다는 기업들의 다양한 요구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이력서를 써둘 필요가 있다.

가령 영업·인사·총무 업무를 두루 했다면 각각의 업무를 강조한 세가지 이력서를 쓸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그런 다음에는 본격적인 자기 마케팅 활동에 들어가야 한다. 취업 노트를 만들어 지인들의 명단을 적어 자신의 구직 사실을 알리자. 인터넷과 신문을 통해 획득한 채용 정보도 일기 쓰듯 기록해 두자. 가능성이 보인다고 생각되면 먹이를 발견한 사자마냥 잽싸게 달려들어야 한다.

인사담당자에게 준비된 '전략적 이력서'를 보낸 뒤 반드시 전화를 걸어 확인하고 인사담당자가 조그마한 관심만 보인다면 찾아가는 성의를 보이자. 이력서만 내놓고 기다리는 40대에겐 재취업 관문은 좁을 수밖에 없다.

<엔터웨이 박운영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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