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배추 값 치솟아 … 한 포기 3000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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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7면

양배추 값이 유례없이 폭등하고 있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한 포기에 1천5백원 가량 하던 소매가격이 이달 들어 계속 올라 최근에는 3천원까지 치솟았다.

서울 가락시장에서도 경매가격이 상품 10㎏에 8천원을 넘어섰다. 지난 10월 3천8백원 하던 것에 비하면 두배가 넘는 수준이다.

이처럼 가격이 폭등한 것은 현재 출하되는 양배추가 한창 성장하던 시기인 지난 8∼9월 주요 산지에서 태풍 피해를 보는 바람에 수확량이 예년의 절반 가량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현재 시장에서 거래되는 양배추는 주로 전남 해남산이며 충남 서산에서 일부 물량이 나오고 있다.

LG유통 관계자는 "채소 유통 분야에 오래 종사했지만 양배추 값이 이처럼 치솟은 적은 거의 없었다"며 "뿌리가 제대로 발육하지 못하고 병충해를 당한 게 많아 품질이 좋은 상품을 찾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유통업계에선 현재 출하가 늦어지고 있는 제주도산 양배추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풀리기 시작해야 가격이 다소 안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가격이 폭등하고 있는데도 중국산 등 수입품 반입은 크게 늘지 않고 있다. 한 상인은 "다른 농산물의 경우 가격이 급등하면 수입물량을 늘려 가격을 안정시키곤 했는데 양배추는 수입도 거의 없어 물량부족이 심하다"고 말했다.

농림부 관계자는 "근래 몇년간 국산 양배추 가격이 약세였기 때문에 수입이 제대로 안됐었다"며 "가격이 최근에 갑자기 올랐기 때문에 수입업자들도 해외에서 물량을 확보할 겨를이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돼지고기 삼겹살·목살 등의 가격은 예년보다 싼 편이다. 기온이 갑자기 내려가면서 야외 나들이 등이 줄면서 소비도 줄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유통업계에선 최근의 소비심리 위축도 수요 감소를 부채질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현재 소매점에서 삼겹살은 1백g에 1천50원, 목살은 9백80원 정도로 예년보다 10% 싼 가격에 팔리고 있다.

조민근 기자

jm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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