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치는 '대통령 보좌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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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뉴욕=심상복 특파원] 미국의 외교·안보 정책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의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뉴스위크 최근호(12월 16일자·사진)는 커버 스토리에서 첼리스트 요요마와 공연한 피아니스트이기도 한 라이스 보좌관이 지닌 영향력의 실체와 그 근원, 그의 성장 배경과 이념적 원천을 상세히 다뤘다. 우선 라이스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의중을 가장 잘 읽는 측근이다. 백악관 인물들이 라이스의 발언을 대통령의 의사로 간주할 정도다.

대통령 참모들 간 이견 조정도 그의 몫이다. 참모회의 때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얼굴이 벌겋게 달아있고, 조지 테닛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제기랄, 빌어먹을"을 연발한다.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자기 의견이 관철되지 않으면 좌불안석이다.

그러나 유독 라이스만 조용히 앉아 있다. 대신 그녀는 참석자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의사를 말하도록 부드럽게 유도한다.

라이스는 자신의 역할을 "대통령의 타고난 전략적 본능을 지적인 틀로 다듬어내는 데 있다"고 설명한 적이 있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부시와 라이스 간 '찰떡 궁합'이 깔려 있다. 두 사람은 얼핏 보면 공통점이 없어 보이지만 '고집쟁이로 불릴 만큼 개성과 독립심이 강하고 신앙심이 깊다'는 결정적인 공통점을 갖고 있다.

sbs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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