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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편식시장 들끓는 건 전자 레인지·오븐의 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16면

식품산업은 가전제품과 궤를 같이 하면서 발전한다. 최근 늘어나고 있는 간편식의 특징 중 하나는 전자레인지(사진)를 이용한 제품이 많다는 것. 1980년대 이후 보편화한 전자레인지는 현재 약 92%의 보급률을 보이며 대부분의 국민이 사용하는 가전제품이 됐다.

3분짜장·3분카레로 대표되는 레토르트 식품이 즉석 제품의 대표 주자로 인정받던 90년대에 비해 2000년대를 겨냥한 제품들이 주로 전자레인지 사용자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것도 이 때문이다.

이처럼 가전제품의 발전이 식품시장에 영향을 미친 예로는 냉장고의 보급을 꼽는다. 70년대 보급되기 시작해 80년대 대중화한 냉장고는 아이스크림과 냉동만두·냉동 돈가스 시대를 여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90년대는 냉동식품의 전성기로 냉동 스파게티·냉동 피자·냉동 떡갈비 등 거의 모든 종류의 식품이 냉장고 사용자를 위해 재가공됐다.

최근의 김치냉장고 보급이 공장 김치 산업에 일조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전문가들은 전자레인지 이후에 식품시장에 변화를 가져올 가전제품으로 전기오븐을 꼽는다.

현재 전기오븐의 보급률은 20% 정도.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미 오븐의 시대를 대비한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제일제당에서는 최근 가루제품 '비스켓 믹스'를 내놨다. 물을 붓고 오븐에 넣기만 하면 비스켓을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제품이다.'뚜레주르'등 전문 빵집에서 사용하는 냉동 생지를 가정용으로 개발 중이다. 제일제당 관계자는 "오븐이 대중화하면 베이커리 업계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가전제품은 식품산업의 시장성을 전망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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