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명문 MBA스쿨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4면

세계적으로 MBA 지망생 유치 경쟁이 뜨겁지만 가장 많은 학생이 몰리는 곳은 역시 미국의 명문 학교들이다. 미국이 연간 10만명의 MBA를 배출하며 MBA의 본고장으로 정착한 것은 MBA가 철저한 미국식 자본주의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미국에선 철저한 성과주의와 경력직 채용 제도가 일찌감치 뿌리내려 기업들은 바로 실무에 투입할 수 있는 전문인력 위주로 뽑는다. 이런 구조를 뒷받침하는 것이 바로 MBA 스쿨이다.

미국 MBA 스쿨은 입학 경쟁부터 치열하다.평균 5년 정도의 직장 경력에 분석력·논리력 등 지적 능력을 평가하는 GMAT(MBA 입학자격시험) 성적이 6백~7백점은 돼야 한다.

명문 MBA에선 지원자의 합격률이 20%에 머물 정도로 엄선된 인재를 받아들여 미국 경영의 진수를 가르친다. 철저하게 실무를 해결하는 능력을 키우는 사례 연구와 현장실습 중심으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전문대학의 성격이 강하다.

이렇게 실무경영을 배우는 미국식 MBA는 미국은 물론 세계적 기업의 중추적 경영전문 인력으로 채용된다.

명문 MBA 재학생들은 대부분 재학 중 입사가 결정되며 몸값은 평균 10만달러다. 잘 짜여진 장학 제도와 적극적인 취업 지원이 명문 MBA 스쿨의 명성을 높인다. 2년동안 학비만 7만∼8만달러가 드는 미국 내 10위권 MBA의 수업료는 학교 운용비의 3분의1 수준이다. 나머지는 기업의 기부와 지원으로 충당한다.

명문 MBA 스쿨 졸업자를 찾는 수요가 이어지면서 MBA 스쿨은 이제 국경없는 지식산업으로 불린다. 미국이 최대 시장을 형성한 가운데 유럽 세력도 계속 성장하고 있다. 이미 세계 수준의 MBA 교육기관이 정착한 유럽에는 파이낸셜 타임스가 선정한 1백대 MBA가 7개 나라, 27개 학교에 이른다.프랑스 인시아드가 6위,영국 런던경영대학원(LBS)이 9위다.

그러나 최근 경기침체로 미국 MBA도 취업하기가 어려워 졌다. 지난해 이후 최고의 MBA로 꼽히는 왓튼·하버드·켈로그 등의 졸업생도 20%가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다. 상위 30위권 MBA 출신 취업자의 연봉도 2년 전에 비해 12.6% 낮은 평균 11만달러 수준이다. 따라서 투자비용을 회수하는 기간도 MBA 재학기간을 합쳐 평균 5.7년이 걸릴 것으로 추정됐다.

MBA 유학업체인 JCMBA 정병찬 대표는 "투입비용과 효과를 면밀히 검토해 MBA에 도전할 것인지, 어느 곳에서 공부해야 할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국계 기업으로 옮기지 않는다면 국내 MBA 과정을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라는 것이다.

최근 영국의 경제 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MBA 지망생이나 기업은 평가 순위를 맹신하지 말고 자신에 맞는 대학을 신중히 골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