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방송 진행 "공정했다"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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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3일의 첫 대선 후보 TV 토론에선 사회를 맡은 염재호(廉載鎬·47·사진)고려대 행정학과 교수에게도 시선이 쏠렸다.

廉교수는 방송 토론이나 진행을 해본 경험이 전혀 없는 '새 얼굴'이다.

그는 60대1이 넘는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중책을 맡게 됐다.

토론회를 주관한 대통령 선거방송 토론위원회는 소속 위원 10명이 3명씩 추천한 30명을 놓고 적임자를 찾았다. 후보자 중에서 각 당이 원치 않는 인물들을 삭제해 나가는 방식으로 적임자를 찾았으나 첨예한 의견 대립으로 두차례나 무산됐다. 결국 마지막으로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그를 추천, 사회자로 낙점됐다고 한다.

廉교수는 진행자로 선정된 지난달 29일부터 매일 담당 PD와 리허설을 하면서 원활한 토론 진행기법을 집중 훈련받으며 이날 토론에 대비해 왔다.

첫 토론을 이끈 그의 솜씨에 대해 각 후보 진영은 대체로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무리없이 토론을 이끌었다"고 후하게 평가했다.

일각에선 "너무 엄격하게 룰을 적용한 측면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로 이날 토론에서 그는 權후보의 발언이 제한시간을 넘자 말을 자르고 李후보가 주제와 관련 없는 얘기를 하려 하자 제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廉교수는 토론 후 기자와 만나 "공정성 문제를 가장 걱정했는데 후보들이 시간을 잘 지키고 세련되게 해줬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시청자들이 선입관을 갖고 흥미 위주로 보지 않고 어떤 후보가 언제 긴장하고 자기 주장을 잘 설득하는지를 관찰했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廉교수는 고려대 행정학과를 나와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정치학 박사를 취득, 1989년부터 고려대에서 강의를 맡아왔다.

동료 교수들 사이에선 "점잖으면서도 할 말은 하는 합리적 개혁주의자"란 평을 받고 있다. 현재 사회비평 편집위원과 전경련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이정민 기자

jm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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