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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에도 노출 오래 주면 대낮 같은 분위기로 찍히지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5면

왼쪽 사진을 보시기 바랍니다. 좋은 사진은 아닙니다만, 제가 독자분들께 퀴즈를 내려고 고른 것입니다. 몇 시쯤 촬영한 사진일까요? 이게 문제입니다. 벌써 정답을 맞히신 분도 계신 것 같네요.

한낮에 찍었다고 하신 분은 틀렸습니다. 정답은 오후 11시쯤 촬영한 것입니다. 어두운 밤인데 어떻게 이렇게 대낮에 찍은 사진같이 되었냐구요? 비결은 카메라의 노출을 얼마나 주느냐에 있습니다.

이 사진은 감도가 ISO 800인 필름을 사용했고, 조리개는 3.5에 셔터 스피드는 20분을 주었습니다(20초가 아닙니다). 그리고 촬영한 날에는 보름달이 떠있었습니다. 아무리 보름달이 있다 해도 일반적인 촬영을 하게 되면 이렇게 대낮 같은 분위기는 나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장시간 노출을 주게되면 빛이 있는 한 가능합니다.

장시간 노출을 주려면 일단 자동카메라로는 어렵겠죠. 'B' 혹은 'T' 셔터 기능이 있는 수동카메라여야 합니다. 그리고 카메라가 흔들리지 않도록 견고한 삼각대도 있어야 하고, 셔터버튼을 계속 누르고 있을 수는 없으니 '릴리스'라는 보조기구가 필요합니다.

기계식인 옛날 카메라는 별 문제가 없지만 요즘 나오는 전자화된 수동카메라는 배터리 소모가 많으니 여분의 준비도 필수입니다.

shini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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