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섬서 소재로 변신 성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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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일본의 화학회사들이 휴대전화,TFT-LCD 등 정보기술 제품 강국인 한국으로 정보전자 소재 사업을 이전하는 계획을 잇따라 수립하고 있습니다."

정보전자 소재 사업에 뛰어든 지 5개월만에 이익을 낸 도레이새한의 이영관(55·사진) 사장은 "도레이의 성공에 자극받아 다른 일본 업체들도 곧 한국에 진출할 것 같다"고 말했다.

도레이새한은 1999년 새한그룹이 외환위기로 어려움을 겪자 일본 최대의 화학회사인 도레이가 일부 자산을 인수하면서 출범한 회사다. 지분율은 도레이 70%,새한 30%이다. 이후 매년 흑자를 내 왔다.올해는 매출 4천8백억원에 경상이익 4백80억원을 예상, 경상이익률이 10%에 달해 세계 화섬 회사 중 최고 이익률을 내는 회사로 거듭났다. 李 사장은 "새한 시절에는 흑자를 내기 어려웠는데 도레이의 기술력과 글로벌 마케팅 능력이 접합하면서 첫 해부터 흑자 행진에 나섰다"고 말했다.

李 사장은 도레이가 한국 투자를 결정한 배경에 대해 "도레이 제품 가운데 휴대전화 등 한국이 앞서 있는 정보기술 제품에 들어가는 소재가 많아 물류비와 투자비를 최소화하자는 차원에서 결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이 회사는 지금까지 주력이었던 폴리에스터 원사 부문보다 전기전자용 필름과 기저귀·생리대에 들어가는 부직포 분야 등 신규 사업에서 이익을 많이 냈다.수출국가도 기존 중국 등 동남아에서 미국·유럽으로 확대됐다. "화섬산업은 이제 의류를 넘어 산업용 소재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일본은 이미 산업용 소재 비중이 80%를 넘어서 종합화학회사로 변신하고 있습니다."

화공과 출신인 李 사장은 1973년 제일합섬에 입사했으며, 25년간 구미공장에서 터를 닦아 생산관리 전문가로 통한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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