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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복 같은 수술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27면

'병원에 웬 우주복?'

최근 개원한 관절전문병원이 우주복 모양의 멸균 수술복(사진)을 착용하고 집도하고 있어 화제다.

수술복의 정식 명칭은 헬멧호흡장치(Helmet Aspiration System·사진). 외부 공기를 차단하는 수술복 안에 공기순환장치가 있어 의료진의 호흡이 밖으로 나가지 않고 내부에서 정화돼 순환된다. 수술복엔 0.1㎍ 정도의 미세한 알갱이도 98% 이상 제거할 수 있는 특수 필터가 부착돼 있다.

이 첨단 수술복이 국내에 첫선을 보인 것은 인천시 힘찬병원 이수찬 원장이 가천의대 정형외과 교수였던 2000년 10월. 그가 수술복 도입 후 관절염 수술의 원내 감염률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종래 수술복을 사용했을 때 1.7%에서 감염차단수술복을 사용한 뒤 0.55%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헬멧호흡장치는 이미 미국·유럽 등 의료 선진국에서는 보편화한 수술 복장. 하지만 국내에선 세트당 가격이 1백만원이나 하는 데다 소모품 비용이 개당 2만5천원(수술참여 의료진이 4명이면 10만원)이나 들어 널리 이용되지 못하고 있다.

김원장은 "정형외과에서 감염은 망치·톱 등 수술기구를 사용해 깎아낸 무릎·골반 주위의 뼛가루와 뼛조각들이 수술을 하는 의사의 몸에 닿았다가 다시 시술 부위로 떨어지면서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한병원감염관리학회가 전국 15개 대학 및 종합병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병원감염률 조사에 따르면 퇴원환자 1백명당 병원감염 발생률은 3.7%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수술부위 감염은 전체 병원감염 중 세 번째로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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