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생각으로 편견 깨야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넘고 싶은 건 세계 기록인 1백63㎝의 높이가 아니라 장애를 바라보는 세상의 편견입니다."

지난달 29일 부산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장애인대회 남자 높이뛰기 F11에서 우승한 홍득길(23)씨의 소감이다. 높이뛰기 F11은 앞을 전혀 볼 수 없는 시각장애인들이 벌이는 경기다. 홍선수는 단순히 높이뛰기 바만 뛰어넘은 게 아니라 세상의 편견 위로 날아오른 것이다.

일반적으로 편견은 한 사회나 집단에 속하는 여러 사람들이 특정 대상(인종이나 집단 등)에 대해 갖는 나쁜 감정, 부정적 평가 등을 일컫는다. 좁은 의미에선 개인이나 사물에 대해 한쪽으로 치우치게 갖는 생각을 말한다. 편견은 논리적으로 비판하거나 구체적인 사실을 들어 반증해도 바꾸기 어렵다는 데 문제가 있다.

편견은 선입관이 합리화되고 고정되면 나타나는데, 선입관은 어떤 대상을 체험하기에 앞서 미리 접한 정보나 지식이 작용해 생기는 주관적 가치 판단이다. 호의적인 경우와 악의적인 경우가 있지만 그 근거가 명확하지 않을 뿐더러 한번 갖게 되면 고정되기 쉬운 특징이 있다.

편견은 대부분 사회나 집단 내부에서 전통적으로 이어진다. 편견을 극복하려면 합리적인 사고 방식을 가져야 한다. 합리적인 사고는 기존 방식에 대한 끊임없는 자기 비판과 대안 제시의 과정이다.

합리적으로 사고하려면 비판적으로 생각할 줄 알아야 하고,생각이 열려 있어야 한다. 비판적 사고는 다른 사람의 주장을 받아들이거나 자신이 주장할 때, 그 주장에 잘못이 없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이성적으로 살펴보는 태도다.

열린 사고는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기 전에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자기 논리의 타당성을 살펴 보거나 다른 사람의 비판을 받았을 때, 그 지적이 옳으면 수용해 잘못된 점을 고치는 태도를 말한다.

우리가 어떻게 사고하느냐에 따라 사람과 사회를 바라보는 눈이 달라지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도 달라진다.

이태종 기자

taejong@joongang.co.kr

우리 사회엔 장애에 대한 편견 말고도 넘어야 할 편견이 많다. 대통령 선거가 가까워지며 지역감정을 우려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지역감정 또한 넘어야 할 편견이다. 내가 갖고 있는 편견과 사회에 널리 퍼져 있는 편견엔 어떤 것들이 있고, 극복 방안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