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자 75% 전문대졸 이상|프로그램 판매 3명 구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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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최근 10년 동안 사회진출자의 고학력화 현상이 급진전된 것으로 드러났다.

사회에 진출하는 신규 졸업자 가운데 고졸자는 10여년 전만 해도 10명 중 6명이 넘었다. 그러나 지금은 두 명 남짓에 불과하다.

반면 대졸 이상 학력자 수는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전문대 졸업자수도 대졸 이상 학력자의 절반에 불과했으나 이제는 같아졌다.

이는 1990년대의 대학교육 기회 확대와 맞물려 있다. 또 노동시장의 급격한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8년간 농림어업과 제조업에서 일자리 1백13만4천여개가 사라지고 서비스업에서 3백20만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겨났다. 단순 기능을 요구하는 일자리가 크게 줄어들면서 고졸 학력자의 입지가 좁아진 것이다.

이는 교육인적자원부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의뢰해 93∼2001년 산업별 일자리 변동과 90∼2002년 학교 졸업생 진로 추이를 조사한 결과다.

그러나 이같은 고학력 사회화에도 불구하고 대학교육은 상당 부분 과거의 엘리트 양성 위주 교육에 머물고 있어 고등교육 보편화 시대에 적합한 새로운 인력수급 계획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고학력 사회 진입=90년 각급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한 취업자는 40만명이다. 이 가운데 고졸자가 64.4%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전문대 졸업자는 11.8%, 대졸 이상 학력자는 23.9%였다. 그러나 올해는 사회진출자(46만명)가운데 고졸자는 24.8%로 급격히 줄었다. 반면 전문대 졸업자는 37.5%, 대졸 이상은 37.7%로 각각 늘어나면서 비율도 비슷해졌다.

특히 취업자 중 실업고 졸업자 비율이 52.5%에서 22.5%로 크게 줄었다. 단순 기능·조립공 일자리가 준 탓이다. 이로 인해 나타난 현상이 실업고생의 대학(전문대 포함)진학률 상승이다. 90년 8.3%에 불과하던 진학률이 올해 49.8%로 뛰어 올랐다. 일반계 고교의 진학률도 같은 기간 47.2%에서 86.9%로 올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주요 국가 가운데 대학 이상 교육을 마친 인구의 비율(25∼34세 기준)이 미국(29%) 다음으로 한국(23%)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영국(19%)·독일(13%)·프랑스(15%) 등 선진국보다도 훨씬 높은 수치다.

◇급격한 일자리 변화=93∼2001년 일자리는 서비스업에서 3백20만개 늘어난 반면 농림어업에서는 65만6천개, 제조업은 47만8천개가 감소해 전체적으로 2백3만여개가 증가했다.

직종별로는 전문가 및 준전문가(기술공 포함) 직종의 일자리가 1백9만4천개, 서비스 및 판매 직종 1백69만5천개, 단순노무자 7만여개가 각각 늘었으나 기능 및 조립공 일자리는 47만4천개가 줄었다. 기능·조립공 등의 일자리가 줄어든 것은 자동화기기 확산과 노동집약적 산업 해외 이전, 국제통화기금(IMF)경제위기 중 제조기업 도산과 감원 등이 이유로 꼽혔다.

◇국가 인력수급 계획 새로 짜야=교육인적자원부는 급격한 일자리 변화와 학교 졸업자의 취업·진학 추이 변화를 감안한 국가인력수급 중장기계획을 수립해 이르면 연말께 발표할 계획이다.

교육부 인적자원정책국 황홍규 과장은 "우리 사회는 이미 해당 연령 인구의 50% 이상이 고등교육을 받는 대학교육 보편화 사회"라며 "실업고 운영과 관련해 정원 감축 등 유연한 대처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대학교육의 주요 기능도 엘리트 양성이 아니라 산업사회에 적응할 국민을 양성하는 쪽으로 초점을 맞춰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남중 기자

nj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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