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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수시 영어 지문 등장 漢字 실력도 평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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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19일 치러진 서울대 2003학년도 수시모집 면접·구술시험에선 예년과 달리 시사문제가 눈에 띄지 않은 대신 영어 지문이 등장하고(인문계), 실험이 바탕이 된 탐구력 측정에 주력했다(자연계). 그럼에도 수험생들은 그다지 문제가 어렵지 않았다는 반응이다.

유영제 입학관리본부장은 "문제의 난이도를 높이지 않으면서도 수험생들의 독서 경험을 바탕으로 논리적 사고력과 의사소통 능력 등을 판별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밝혔다.

또 "단편적인 답변을 요구하는 문제를 지양하고 수험생들의 관점과 주장을 논리적으로 제시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문제를 집중적으로 냈다"면서 "표본 조사 결과 수험생들이 무난하게 치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인문대와 사회대 심층면접의 경우 영어 지문이 출제됐으며, 지문의 길이도 종전 일부 과에서 시행했던 것보다 두 배로 늘어나 영어 능력과 함께 지문 독해력을 평가했다.

인문계는 기본소양에 비중을 둔 반면 자연계는 전공 적성에 무게를 뒀다는 게 서울대 측의 설명이다.

기본소양 평가에서 인문계열은 존 밀턴의 '아레오파지티카' 중 진리와 토론의 관계를 다룬 내용을 제시하면서 인터넷 상에서 벌어지는 토론의 부작용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특히 제시된 지문에는 영어와 국한문을 혼용해 수험생들의 영어·한문 능력도 함께 평가했다.

인문대의 한 교수는 "학생들이 토론의 본질과 의사소통 도구로서의 효용성 등에 대해 똑떨어지는 대답을 하는 경우가 많아 내심 놀랐다"고 말했다.

사회대에 응시한 이주경(18)양은 "평소 인터넷을 쓰면서 접했던 문제였기 때문에 지정된 시간(15분) 동안 충분히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용환 기자

good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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