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방법 공개 반발 鄭측 협상단 사퇴 후보 단일화 무산 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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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국민통합21은 18일 지난 17일 타결했던 TV토론과 여론조사에 의한 구체적인 단일화 방식의 전면 재조정을 요구했다. 이는 사실상 17일 합의의 무효를 선언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철(李哲)단장·김행(金杏)대변인 등 국민통합21 측 '후보 단일화 추진단'5명은 이날 저녁 "양측이 비공개키로 했던 여론조사 방식이 공개됨으로써 공정한 경선이 불가능한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퇴키로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관계기사 3,4면>

李단장은 '합의된 여론조사 방식이 공개됐기 때문에 17일 양측이 타결했던 단일화 절차는 효력을 상실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또 "복수의 TV토론도 중앙선관위 유권해석에 따라 한번으로 제한돼 근본틀이 뒤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15일 있었던 두 후보의 단일화 합의는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민주당 노무현(盧武鉉)·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후보의 단일화는 무산 위기를 맞았다.

李단장 등은 사퇴성명에서 "盧후보 측이 우리의 재협의 요구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등 사태의 심각성을 아직도 깨닫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유감을 표한다"며 "조속히 재협의에 응해 두 후보의 단일화 의지가 훼손되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양측은 20∼23일 중 후보자 TV토론, 25일 단일화 여론조사, 26일 단일 후보 발표 등의 단일화 방법을 합의했었다.

이에 앞서 통합21 측은 18일자 조간신문들이 ▶단일화 여론조사 일자▶조사기관 선정 기준▶조사 샘플 수 등을 보도하자, 민주당 쪽에서 의도적으로 내용을 흘렸다며 재협상을 요구했었다.

통합21의 핵심 관계자는 "각 언론사 여론조사에 盧·鄭후보가 2, 3위로 역전된 것은 한나라당 지지자 일부가 盧후보를 손쉬운 상대로 생각, 盧후보를 지지한다고 응답하는 이른바 '전략적 역선택'을 했기 때문"이라며 "단일화 여론조사 날짜 등이 공개됨으로써 외부 세력의 조직적 개입이 한층 쉬워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이낙연(李洛淵)대변인은 "원인이야 어떻든간에 놀랍고 유감스럽다"며 "우리들은 지금까지 그랬듯이 성의를 가지고 후보 단일화 합의가 이행되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라고 반응했다.

그는 "국민통합21 측은 민주당이 미온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으나 이철 단장과 이해찬 의원이 오늘만 열번 이상 통화했다"며 "통합21 측이 요구한 여론조사 기관 재선정과 날짜 재조정에 대해서도 수용하는 입장이었다"고 반박했다.

김성탁 기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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