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 못할 야합" 한나라, 평가절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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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민주당 노무현·국민통합 21 정몽준 후보간 전격적인 단일화 담판 소식이 알려지자 한나라당은 다소 당혹해하는 모습이다. 당직자들은 합의가 가져올 파장을 민감하게 저울질하며 "성공하지 못할 야합"이라고 거칠게 반응했다.

남경필(南景弼)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두 사람의 단일화 합의는 부패정권을 연장시키려는 야합일 뿐"이라며 "이들의 약속처럼 실제 단일화가 이뤄질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南대변인은 "두 사람의 후보 단일화 합의는 반역사적, 반국민적 망동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며 "설령 단일화된다고 해도 국민의 매서운 심판을 면치못할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김영일(金榮馹)사무총장은 "말로는 합의했다지만 서로 지지도가 비슷한 상황이기 때문에 실제로 단일화가 될지는 더 봐야 한다"고 평가절하했다. 金총장은 또 "정몽준 후보가 노무현 후보에게 자리나누기 밀실 제의를 했다는 분석도 있다"며 "盧후보는 '흥정은 절대 없다'고 말하고 있지만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노무현 고사작전에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는 두고 볼 일"이라고 틈새벌리기를 시도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盧·鄭후보의 단일화 합의라는 의외의 결과에 내심 경계하는 빛이 역력하다. 후보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현재의 1강2중의 대선 판도가 허물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회창 대세론의 확산에 제동이 걸리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나라당은 대선을 불과 30여일 남겨둔 단일화 고비를 'DJ양자론'을 앞세워 공세를 강화할 계획이다.

金총장은 "우린 누가 되더라도 상관없다"면서 "누가 진짜 DJ(김대중 대통령)의 법통을 이은 계승자인지 가려서 정정당당히 국민의 심판을 가리겠다"고 말했다.

김정하 기자

wormho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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