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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악가는 조련사 제목소리 훈련해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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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면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인 소프라노 파올레타 마로쿠(34)가 오는 21∼24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르는 푸치니의 오페라 '토스카'의 주역을 맡아 서울을 방문했다.

"이번 공연을 지휘하는 리카르도 세레넬리와는 무대에서 만났고, 부인 전소은(소프라노)씨와도 친구처럼 지내는 사이죠. 이런 인연 때문에 한국 무대에 처음 서게 됐어요."

이탈리아 사르데냐 태생인 마로쿠는 극장에서 무대 그림을 그리면서 취미로 성악을 공부하다 뒤늦게 음악원에 입학했다. 졸업 후 마스터클래스에서 만난 소프라노 레나타 스코토(69)의 추천으로 전문 매니지먼트사 소속으로 활동하게 됐다.

그를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한 무대는 3년 전 스위스 취리히 극장에서 상연된 '토스카'였다.

공연 직전 연주를 포기한 선배 가수의 '대타(代打)'를 무난히 소화해내 1막이 끝난 후 무대 뒤에서 다음 작품의 출연 계약서에 사인을 한 것이다. "스타급 가수가 아니더라도 실력만 있으면 언제든 무대에 세우는 극장 시스템이 인상적이었어요. 피렌체에서 주빈 메타 지휘로 '아이다'에 출연하기도 했지만 역시 토스카 역으로 가장 많이 출연했습니다."

노래뿐만 아니라 연기로도 정평이 있는 그는 이탈리아 베로나 야외극장에서 이번 서울 공연에 함께 출연하는 바리톤 실바노 카롤리(스카르피아 역)와 함께 호흡을 맞췄다. 취리히 극장에서 바리톤 토머스 햄슨과 열연한 베르디의'맥베스'공연실황이 DVD로 출시됐고 내년엔 시각 장애인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와 함께 녹음한 마스카니의'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음반이 데카 레이블로 출시될 예정이다.

"성악가는 자신의 목소리를 훈련시키는'조련사'입니다. 표현하고 싶은 것에 목소리를 맞춰 나가는 유연성이 필요하죠. 리릭 스핀토와 드라마틱을 주로 해왔지만 언젠가는 도니제티·벨리니·모차르트에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마로쿠는 22일 오후 7시 30분,24일 오후 7시 공연에 출연한다.02-3486-0145.

글=이장직 음악전문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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