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인생설계 돕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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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포스코 포항제철소 화성부에 근무하는 장한탁(45)씨는 지난달 28∼29일 회사 내 동갑내기 30여명과 함께 인재개발원에서 포스코가 개발한 중년기 생애설계 프로그램인 '세컨드 커리어 워크숍'에 참가했다.

포스코가 처음 도입한 이 워크숍은 45세 직원을 대상으로 삶에 대한 성찰을 하고 인생의 장단기 비전을 수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전문강사의 강의 보다는 워크숍 참가자들이 함께 ▶성공사례를 통한 직장·가정·건강 등 라이프 플랜 설계▶중년기의 자기 관리▶목표 달성을 위한 실천 계획 마련 등을 해 보는 과정중심으로 운영된다.

장씨는 "지금까지 가족의 미래와 건강, 회사생활 등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 워크숍이 이런 것들을 돌이켜보는 기회가 됐다"면서"앞으로 정년까지 10여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인생 설계를 새로이 하게 됐다"고 말했다.

포스코(posco)는 입사 후 정년퇴직까지 직원들의 생애직업 경로를 단계별로 '재단'해 주는 인사·노무 프로그램을 지난 6월부터 시행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포스코처럼 회사가 직접 직원들의 생애직업 경로를 단계적으로 설계하도록 도와주는 시스템을 운용하는 경우는 드물다.

포스코는 특히 이번 '세컨드 커리어 워크숍'의 도입으로 생애직업시대에 부응하는 새로운 인사 시스템이 마무리됐다고 덧붙였다.

신입교육을 시작으로 5년∼10년 주기로 개인의 성장과 경력개발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지난 6월에 구축했지만 일부 빈틈이 있었던 부분을 '세컨드 커리어 워크숍'으로 채워 완벽한 체계를 갖췄다는 설명이다.

포스코 인재개발원의 노수근 과장은 "과거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고 이제는 일생동안 직업을 갖는 '생애직업'개념이 자리잡고 있다"면서"고용안정의 원칙을 지키면서 생애직업 시대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이같은 정책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새로운 인사 시스템은 입사 후 연령대별로 5단계로 운영되며 교육기간은 이틀에서 한달까지 다양하다.

이 시스템은 ▶입사 후 한달동안 진행되는 '신입사원 교육'(25세 기준)▶입사 5년차에 자신의 성장 경로를 설정해보는 '커리어 디자인'(30세) ▶30세에 설정한 성장경로가 제대로 진행되는지 검토해보는 '커리어 리뷰'▶자신을 되돌아보고 삶과 업무 목표를 보완하는 '세컨드 커리어'(45세)▶정년퇴직을 1년 앞두고 1년간 업무에서 벗어나 창업·전업 등에 필요한 능력을 개발하는 '그린 라이프'(55세)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세컨드 커리어 프로그램은 지난달 28일부터 다음달 12일까지 4회에 걸쳐 모두 1백80명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커리어 디자인 프로그램도 지난 6∼7월에 77명을 대상으로 3회 실시됐으며 커리어 리뷰도 95명을 대상으로 3회 진행됐다.

김창규 기자

teenteen@joongang. co. 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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