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내년2월 조기 총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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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이스라엘 연립정부에 참여해온 노동당의 이탈로 연정이 붕괴 위기를 맞은 가운데 아리엘 샤론 총리가 5일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실시하겠다고 선언, 2년 넘게 유혈분쟁이 지속돼온 중동지역에 새로운 정국이 조성될 전망이다.

◇내년 2월 조기 총선 실시=샤론 총리는 노동당이 연정을 이탈한 지 5일 만인 5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당의 이탈로 연정이 붕괴에 직면, 조기 총선이 불가피하다는 뜻을 모쉬 카트사브 대통령에게 전달했다"며 "곧 의회를 해산하고 법에 따라 90일 안에 총선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샤론 총리는 지난달 말 노동당이 연정을 이탈해 연정 내 의석수가 55석으로 과반수를 밑돌자 극우파 정당인 이스라엘 민족연합(7석)을 끌어들여 연정을 유지할 방침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민족연합이 미국의 중동평화안 거부 등 초강경 정책을 참여조건으로 내걸어 협상이 난항을 겪자 조기 총선 실시로 선회했다고 총리실 소식통이 전했다. 샤론 총리는 회견에서 "노동당의 무책임한 연정 이탈로 이스라엘에 최악의 카드(총선)를 꺼내게 됐다"고 비난했다.

샤론이 총선에서 총리에 재도전하려면 먼저 당내에서 강경파 베냐민 네타냐후 전 총리와 경선해야 한다. 이날 이스라엘 언론들은 "총선은 90일 뒤인 2월 4일 실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샤론의 '정면 승부'=샤론 총리의 전격적인 조기 총선 결정은 군소 정당과 연합하는 식의 미봉책으로는 정국을 리드하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택한 '정면 승부'로 해석되고 있다.

조기 총선을 실시하면 자신이 당수로 있는 리쿠드당이 이끄는 연정이 의석 과반수를 차지할 수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그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네타냐후는 5일 샤론이 조기 총선 결정을 공표한 직후 외무장관직을 받아들였다.

강찬호 기자

stoncol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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