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 인하에 증시 촉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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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주식 투자자들의 관심이 6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결정 회의에 쏠리고 있다. FRB가 현재 연 1.75%인 미국 기준 금리를 내릴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의 '사자' 주문이 들어오면서 최근 오름세를 보이는 한국 증시에 상승 탄력을 더해 줄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대개 금리를 내리면 이자 비용이 줄기 때문에 소비가 늘고 투자도 증가하면서 기업 실적도 좋아진다. 때문에 금리 인하 소식이 전해지면 주가는 미리 오름세를 탄다. 또 시중에 남아도는 자금 중 일부가 낮아진 은행 금리 이상의 수익률을 바라볼 수 있는 증시로 들어올 가능성도 있다.

FRB가 금리를 내릴 경우 '뉴욕 증시 상승→외국인 투자심리 개선→한국 증시로의 자금 유입'이라는 선순환이 기대되는 것이다. 특히 국내 증시의 경우 실적 등 기업가치가 상대적으로 좋기 때문에 금리 인하에 뒤이은 외국인 매수 효과를 더 많이 볼 수 있다는 기대가 적지않다.

그동안 경험으로 봐도 FRB가 공격적으로 금리를 내렸던 지난해 상반기와 9·11 테러 이후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시에 많이 들어왔다고 현대증권은 분석했다. <그래프 참조>

특히 미국 경기가 뜰 경우 혜택을 많이 보는 전기·전자 등 수출 관련주에 대한 외국인의 '사자' 주문이 늘었다.

이와 관련, 대한투자신탁증권의 임세찬 연구원은 "미 증시는 1990년 이후 금리를 많이 내렸던 세 차례 기간 동안 정보기술(IT)·자동차 업종의 상승률이 각각 평균 48%, 37% 정도로 높았고 국내 증시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임연구원은 이번에 금리가 내려가면 ▶삼성전자·LG전자·신도리코·팬텍(전기전자)▶현대자동차·평화산업(자동차)▶POSCO·고려아연·풍산(철강) 등을 눈여겨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대증권 류용석 연구원은 "금리가 0.5%포인트 내리면 단기적으로 큰 호재가 될 수 있지만 0.25%포인트 인하로는 지수를 끌어올리기 힘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0.25%포인트 인하로는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미리 올랐던 주가가 다시 떨어질 것이란 주장이다.

금리인하 폭에 대해서는 엇갈리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0.5%포인트 인하 가능성을 점치는 의견이 적지 않은 가운데 리먼 브러더스의 이코노미스트인 에단 해리스는 "경기가 계속 위축될 경우에 쓸 여분의 실탄(추가 금리인하)을 위해 이번엔 0.25%포인트 정도 내리는 게 최선의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김준술 기자

jso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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