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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원 출신의 美協 이사 김용호 단원미술제 사무국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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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막장에서 석탄을 캐던 광원 출신의 화가가 단원(檀園)미술제의 성공적인 개최에 큰 힘이 되고 있다. 단원미술제는 조선 후기 회화의 3대 거장에 속하는 김홍도(金弘道)를 기리기 위해 경기도 안산시가 매년 가을에 여는 행사다. 화제의 주인공은 김용호(46·안산시 일동)씨. 단원미술제의 총괄사무국장인 그는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으로는 유일한 한국미술협회 이사다.

金씨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미술제를 빛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11∼20일 작품이 전시된 단원미술제에는 관람객이 12만5천명이나 몰렸다. 관람객들은 벼 타작이나 씨름, 대장간 작업 등 단원의 풍속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강원도 원주에서 태어난 金씨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못하고 인쇄 공장·자동차 정비업소 등을 전전하며 가계를 꾸렸다. 하지만 자신이 뒷바라지한 동생이 대학을 졸업하자 화가에의 꿈에 과감히 도전했다.

金씨는 충남 서산 안흥포구에 자리잡고 1년여 동안 고깃배를 타며 뱃사람들의 진한 삶의 풍경을 스케치했고, 1986년 경북 봉화군 문경탄광으로 옮겨 4년여 동안 막장 생활을 하면서 탄광을 소재로 한 그림을 많이 그렸다. 김천과 영주를 잇는 경북선 주변 도시에서 활동하는 30대 작가들과 함께 '경북선'이란 단체를 만들어 작품 초대전과 강연회를 열기도 했다. 91년 안산으로 삶의 터전을 옮긴 그는 두 차례의 개인전을 열고 각종 전람회에 작품을 내놓으면서 미술협회 정회원이 됐다. 99년부터 단원미술제의 총괄사무국장 등으로 대회를 주관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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