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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스는 어떤 지역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러시아 남부 흑해와 카스피해를 잇는 1천2백㎞의 카프카스 산맥은 예부터 동·서양의 경계로 일컬어져 왔어요. 종교적으로는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경계이기도 해요. 그런데 이 카프카스 지역이 러시아의 새로운 화약고가 되고 있어요.

카프카스가 이렇게 분쟁의 중심이 된 이유는 복잡한 민족·종교 구성 탓입니다. 체첸·잉구슈·쿠르드·다게스탄족(族)등 50개 이상의 민족이 밀집해 모자이크를 이루고 있고, 나라만도 러시아의 8개 자치공화국을 포함해 10여개국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요. 종교도 이슬람에서 기독교·정교까지 복잡하죠. 그야말로 '문명충돌' 현장이라고 할 수 있어요.

카프카스의 최대 분쟁은 역시 러시아와 체첸 분쟁이지만 1988년부터 6년간 계속된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의 전쟁도 빼놓을 수 없어요. 아제르바이잔 내 나고르노 카라바흐주가 독립을 하겠다고 나선 것이 전쟁의 발단이 됐죠. 섬처럼 아제르바이잔 국경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 이 자치주는 주민 대부분이 아르메니아인이란 점을 내세워, 독립을 시켜주든가 아르메니아에 편입시켜 달라고 요구한거죠. 아제르바이잔 정부는 당연히 이를 거부했고, 옆나라인 아르메니아가 자기 민족을 돕는다며 개입함으로써 국가간 전쟁으로 번진 겁니다. 94년 유럽안보협력기구(OSCE)가 평화유지군을 파견하는 등 중재에 나서 휴전엔 합의했지만 종전은 안된 상태입니다.

북카프카스 산맥의 자치공화국 중 다게스탄과 잉구슈는 체첸과 인접한 탓에 피해를 보고 있어요. 특히 자기 나라에서 뜻을 못 이룬 체첸 반군이 99년 8월 1천여명의 병력을 앞세워 다게스탄에 쳐들어가 체첸-이슬람 공화국을 선포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러시아 군대에 무참히 진압당했죠.

그루지야와 압하스, 오세티야의 분쟁은 더 복잡해요. 그루지야는 91년 옛소련에서 떨어져 나와 독립국가가 됐어요. 그런데 그루지야 내 자치공화국들인 압하스와 남오세티야가 그루지야와 종교·민족이 다르다며 재차 독립을 요구하고 있는 거죠. 특히 남오세티야는 러시아 연방에 속한 북오세티야와 원래 한 나라였는데 그루지야의 독립으로 분단 상황이 됐기 때문에 이들의 독립은 러시아까지 연관된 국제적 문제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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