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적금붓듯 펀드투자 '딱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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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본인이 직접 주식을 사고 파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남에게 돈을 맡겨 즉 펀드운용회사의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다. 전자를 '직접투자'라고 하고 후자를 '간접투자'라고 한다. 간접투자에서 이상적인 방법으로 거론되는 것 중 하나는 '적금식 투자법'이다.

이는 일정 금액을 매월 일정한 시점에 펀드에 불입하는 것을 말한다. 왜 적금식 투자를 이상적인 펀드 투자방법으로 전문가들은 얘기하는 것일까. 적금식 투자는 먼저 이 세상 어느 누구도 주가를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는 데서 출발한다. 매월 일정금액을 정해진 시점에 불입하면 장세 예측을 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적금식 투자를 하게 되면 매입단가가 평균화되는 효과가 있다. 어느 시점에서는 주가가 높을 때 사지만 반대로 주가가 낮을 때는 낮은 가격에 사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적금식 투자를 평균단가매입법, 영어로는 달러코스트애버리징(dollar cost averaging)기법이라고 한다. 단순한 투자법처럼 보이지만 이미 증시 선진국인 미국 등에서는 대형 연기금이나 펀드들도 이 방법으로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국내에서는 투자 싸이클이 짧지만 대형 펀드들은 이 방식으로 최소 5년 이상 투자한다.

이 방법은 증시 침체기에 그 효과를 더 발휘한다. 특히 우리나라 증시처럼 변동성이 큰 시장의 경우 침체기에 적금식으로 불입해 호황기에 매도하면 높은 수익률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 이 투자법의 또 다른 장점 중 하나는 소액으로도 주식을 사는 효과가 있다는 점이다. 단 투자시 주의할 점은 최소한 1년 이상의 중장기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1년 이하로 투자하면 평균 단가로 매입하는 효과를 발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장기 투자에 적합한 투자방법이라는 얘기다.

적금식 투자는 개별종목에도 적용이 되지만 개별종목보단 시장 전체 즉 지수에 투자하거나 적립식 펀드를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수를 쫓아가는 상장지수펀드의 주식이나 인덱스 펀드를 매월 일정시점에 매입하면 시장 자체를 사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인덱스 펀드에 가입을 한 후 매월 일정액을 인덱스 펀드에 투자하면 종합주가지수를 평균 가격에 사는 셈이 된다. 적립식 펀드를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최근 대부분의 증권사와 은행들은 이 적립식 펀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투자자금이 적어 주식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하기 어려운 투자자나 장세를 분석할 시간이나 전문적 지식이 없는 사람들은 이런 적립식 펀드를 이용하면 좋다. 적금 붓듯 펀드에 돈을 투자하면 되기 때문이다.

간접투자 상품의 최대 장점 중 하나가 바로 시간 절약에 있다. 특히 주식을 분석하고 투자할 시간은 없는데 포트폴리오에 주식을 편입하기 원하는 사람에게는 제격인 상품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이 상품도 만능은 아니다. 시장 흐름에 따라 혹은 펀드 운용능력에 따라 회사마다 수익률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한 회사의 상품에 전부 불입하기 보다 조금 귀찮더라도 최소 2개의 이상의 펀드에 나누어 투자하는 것이 좋다. 펀드운용회사를 고를 때는 그 회사가 운용한 펀드들의 과거 운용실적을 살펴봐야 한다. 펀드별 수익률을 들쭉날쭉한 회사보다는 고른 수익률을 보인 회사를 골라야 한다. 그리고 펀드매니저보다는 먼저 운용회사를 봐야 한다. 펀드매니저도 회사에 고용된 직원이기 때문에 펀드 운용 방침을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상건 이코노미스트 기자

sg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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