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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 입주 시작 강남 상권 대목 만났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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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1천1백만원짜리 벽걸이형 TV, 1천5백만원 하는 이탈리아제 수입 소파, 5백만원대 영국제 수입 식기세트 등….

25일 입주가 시작된 서울 강남구 도곡2동의 초고층(66층) 주상복합 아파트 타워팰리스 주변 백화점과 수입가구 매장 등에서 불티나게 팔리는 가전·가구·주방용품들이다.

1차 입주 1천4백99세대가 새 집 단장을 위해 최고급 제품들을 사들이면서 요즘 강남 일대에 '타워팰리스 특수'가 일고 있다.

관리 업체인 타워개발 강병찬 사장은 "입주 세대마다 평균 8회의 집들이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집들이 행사장으로 쓰일 타워팰리스 내 연회장의 예약도 벌써 30건이나 들어왔다"고 말했다.

인근 수입가구 전문업체 '해로'의 이진택 사장은 "큰 구매력을 가진 고소득층이 짧은 기간에 집단 이주하는 사례가 극히 드물다"면서 "타워팰리스 입주에 따라 고급가구 소비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과 무역센터점에서는 지난 한달 PDP·디지털TV를 평소의 두배 가량인 69대나 팔았다. 대형 냉장고는 같은 기간에 1백20대를 팔아 평소보다 30% 늘었으며, 고급 식기세트·침구류 판매도 20% 증가했다. 이 백화점 관계자는 "현재 예약된 타워팰리스행 배달 물량이 3백여건"이라고 말했다.

주변 홈시어터 전문점인 '헤이스'도 개업 보름 만에 3천만∼8천만원대 4개 세트를 타워팰리스 입주자들에게 팔았다.

월간 가구저널 장석춘 편집장은 "실거주자 1천여세대가 평균 1억원 안팎의 고급 가구를 산다고 볼 때 1천억원대의 신규 수요가 생긴 셈"이라며 "이 시장을 노리고 조명·가구의 판매 및 배치를 일괄적으로 서비스하는 종합 인테리어 업체가 최근 청담동·논현동 일대에 10여개 생겼다"고 설명했다.

고소득 수요층을 잡기 위한 업계의 발빠른 대응 속에 일부에선 계층간 위화감을 부채질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현대백화점의 경우 타워팰리스 입주자 전원에게 공항 VIP룸을 능가하는 고급 휴게실 사용권 등의 편의를 무상으로 제공하기로 해 일반 고객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정용환 기자

goodman@joongang. co. 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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